"디지털 피로감에 맞선 저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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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 피로감에 맞선 저항"

매니토바에 부는 '아날로그 취미' 열풍
토론토 중앙일보 편집팀 0
천연 발효빵·재봉·보드게임 등 ‘할머니 취미’의 현대적 재해석
스크롤 대신 손끝의 감각으로… 인간적 연결과 정신 건강 회복이 핵심
치솟는 물가에 대처하는 실용적 선택이자 가문 뿌리 찾는 과정으로 주목
[CTV News Winnipeg 캡처]
[CTV News Winnipeg 캡처]
[CTV News Winnipeg 캡처]
[CTV News Winnipeg 캡처]
(캐나다)
스마트폰, 소셜 미디어, 인공지능(AI)이 일상을 지배하는 시대에 역설적으로 '과거의 방식'으로 회귀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매니토바주에서는 최근 사워도우(Sourdough) 빵 굽기, 옷 만들기, 정원 가꾸기 등 이른바 ‘할머니 취미’ 혹은 ‘아날로그 취미’가 세대를 불문하고 큰 인기를 끌고 있다.

단순 취미 넘어선 ‘연결’과 ‘정체성’ 찾기

매니토바 주민들이 아날로그 취미에 빠진 이유는 다양하다. 위니펙에서 재봉 스튜디오 ‘메이크 잇 소(Make It Sew)’를 운영하는 브리트니 카보닉은 어린 시절 어머니와 함께 핼러윈 의상을 만들던 추억을 계기로 이 길에 들어섰다. 반면 간호사인 브룩 램스테드는 소셜 미디어를 통해 사워도우 만들기를 접한 뒤, 이제는 직접 구운 빵을 공유하며 새로운 소통의 창구를 만들고 있다.

위니펙 자수 길드의 마조리 모리스 회장은 이러한 현상을 ‘뿌리 찾기’로 분석한다. 그는 "조부모님이 돌아가신 후 유품을 정리하다 발견한 미완성 프로젝트를 마무리하며 가족과의 연결고리를 느끼려는 젊은 세대가 많다"고 전했다. 보드게임 전도사로 불리는 커비 게먼 역시 "문자 메시지 대신 얼굴을 맞대고 앉아 웃고 대화하는 가치가 그 어느 때보다 커졌다"며 보드게임이 부모와 자녀 사이의 벽을 허무는 좋은 도구가 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정신 건강의 보루이자 ‘즉각적 만족’에 대한 저항

전문가들은 아날로그 취미가 정신 건강에 미치는 긍정적 영향에 주목한다. 서부 치료 센터의 사회복지사 올리비아 바커는 취미를 "업무 외의 자아를 형성하고 시간을 되찾는 '저항'의 일종"이라고 정의했다.
바커는 재봉이나 카드 게임에서 반복되는 움직임이 신경계를 안정시켜 스트레스와 불안을 줄여준다고 설명했다. 특히 클릭 한 번으로 모든 것이 해결되는 '즉각적 만족'의 시대에, 오랜 시간 공을 들여야 결과물을 얻을 수 있는 아날로그 취미는 인내심을 기르고 새로운 기술 습득을 통해 자신감을 높여주는 효과가 있다.

‘의무’에서 ‘선택’으로 변모한 생활의 기술

과거 재봉이나 요리가 여성들에게 강요된 '가사 노동'이었다면, 오늘날의 아날로그 열풍은 "자신이 원해서 선택한 즐거움"이라는 점에서 큰 차이가 있다. 또한 고물가 시대에 기존 물건을 수선해 쓰고 직접 만들어 먹는 행위는 경제적 자립심을 키워주는 실용적인 대안이 되기도 한다.

아날로그 취미는 단순히 과거로의 후퇴가 아니라, 기술 과잉 시대에 인간다움을 유지하려는 현대인들의 몸부림이다. 완벽한 결과물보다 만드는 과정 자체를 즐기는 이들의 모습은, 효율성만을 강조하는 우리 사회에 진정한 '쉼'의 의미가 무엇인지 되묻게 한다.

토론토 중앙일보 편집팀 (news@koreadailytoron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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