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론토)
토론토 동부 해안에 새롭게 조성된 인공섬, '오크웨민 미니싱(Ookwemin Minising)'이 자동차 소음 대신 아이들의 웃음소리와 보행자의 발길로 채워진 북유럽풍 혁신 마을로 탈바꿈한다. 토론토시와 워터프런트 토론토는 1일(금), 기존 계획보다 주택 공급량을 대폭 늘리고 보행자 친화성을 극대화한 새로운 지구 계획안을 발표했다.
"차 대신 삶을 채우다"… 보행자 전용 '센터 커먼스'
이번 계획의 핵심은 섬을 동서로 가로지르는 중심 거리인 '센터 커먼스(Centre Commons)'다. 긴급 차량을 제외한 모든 자동차 진입이 통제되는 이 거리는 코펜하겐의 도시 설계에서 영감을 받았다. 덴마크 디자인 스튜디오 SLA의 라스무스 알스트럽 파트너는 "도로에서 차를 없애면 그 자리에 사회적 공간, 아이들이 안전하게 자전거를 배우는 장소, 이웃과 생일 파티를 즐기는 공간이 생겨난다"며 "집 바로 앞이 거대한 거실이 되는 셈"이라고 설명했다.
주택 공급 가속화… 공공 부지에 10,000가구 건설
주택난 해소를 위해 주택 밀도도 크게 높아졌다. 제이슨 손 토론토 수석 플래너는 도로 배치를 효율적으로 재조정해 개발 가능 부지를 추가로 확보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공공 부지에만 약 10,000가구의 주택이 향후 25년에 걸쳐 건설될 예정이며, 이 중 상당수가 저렴한 공공 주택(Affordable Housing)으로 공급된다. 민간 개발 물량 2,000가구를 합치면 총 12,000가구 규모의 대단지가 형성된다.
역사와 현대의 조화… '샌드바 트레일'과 접근성 강화
단순히 현대적인 건물만 들어서는 것이 아니다. 섬을 남북으로 잇는 '오크웨민 스트리트'에는 과거 이 지역 원주민들이 이동 경로로 사용했던 사주(Sandbar)에서 영감을 받은 곡선형 산책로 '샌드바 트레일'이 조성된다. 또한, 최근 연방·주·시 정부가 합의한 '워터프런트 이스트 LRT(경전철)' 연장 사업 덕분에 도심과의 연결성도 확보되어 사업성에 탄력이 붙을 전망이다.
기자의 시각: 자동차 중심 도시 토론토, '보행자 천국' 수용할 준비 됐나
코펜하겐의 사례처럼 초기에는 상권 침체나 교통 불편에 대한 우려가 나올 수 있다. 하지만 도시의 품격은 도로의 넓이가 아니라 보행자의 여유에서 결정된다. 특히 '빌리 비숍 공항 제트기 취항 논란' 등 정치적 외풍 속에서도 흔들림 없이 추진되는 이번 계획은 토론토 워터프런트의 미래를 결정지을 중요한 시험대다.
"토론토 시민 여러분, 걱정 마세요. 그만한 가치가 있을 겁니다"라는 알스트럽의 자신감이 실제 주민들의 삶에서 증명되기 위해서는, 단순한 장밋빛 렌더링을 넘어 실제 생활의 편리함과 안전이 완벽하게 조화를 이루어야 한다. 오크웨민 미니싱이 '자동차 없는 도시'가 불편함이 아닌 '특권'이 되는 토론토의 첫 번째 사례가 되기를 기대한다.
토론토 중앙일보 편집팀 (news@koreadailytoron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