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저가 항공사 '스피릿 항공' 34년 만에 파산

본문 바로가기
토론토 중앙일보
뉴스 비즈니스 미국 저가 항공사 '스피릿 항공' 34년 만에 파산
비즈니스

미국 저가 항공사 '스피릿 항공' 34년 만에 파산

전 노선 운항 '즉각 중단 및 전원 해고'
토론토 중앙일보 편집팀 0
이란 전쟁 여파 유가 폭등에 직격탄… 두 차례 회생 절차 끝에 결국 폐업
전 노선 취소 및 고객 서비스 중단… 정부 구제금융 협상 불발
초저가 항공 모델 종말… 항공 업계 경쟁 감소 및 운임 상승 우려
[Unsplash @David Syphers]
[Unsplash @David Syphers]
(국제)
밝은 노란색 동체와 파격적인 초저가 운임으로 미국 항공 업계를 흔들었던 스피릿 항공(Spirit Airlines)이 창립 34년 만에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졌다. 스피릿 항공은 토요일 공식 발표를 통해 “즉각적인 효력을 가진 질서 있는 사업 종료 절차에 돌입했다”며 전면적인 폐업을 선언했다.

구제금융 협상 결렬과 즉각적인 셧다운

스피릿 항공은 현재 웹사이트를 통해 모든 예약 항공편이 취소되었으며, 더 이상 고객 상담 서비스를 제공하지 않는다고 공지했다. 약 17,000명에 달하는 임직원들의 고용도 위기에 처했다. 트럼프 행정부는 파산 위기에 처한 스피릿 항공을 구제하기 위해 정부 차원의 인수를 포함한 ‘최종 제안’을 검토했으나, 끝내 합의에 이르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션 더피 교통부 장관은 스피릿 항공 예약자들이 타 항공사를 통해 한시적으로 특별 할인가를 이용할 수 있도록 조치하고 있으며, 파일럿과 승무원들이 무사히 귀가할 수 있도록 다른 항공사들과 협조 중이라고 밝혔다. 또한 소비자들에게는 신용카드사나 여행 보험을 통해 환불 절차를 확인할 것을 당부했다.

팬데믹부터 이란 전쟁까지… 겹악재에 무너진 ‘초저가 모델’

스피릿 항공의 몰락은 2020년 팬데믹 이후 누적된 25억 달러 이상의 손실에서 시작됐다. 운영 비용 상승과 부채 부담이 가중되던 중, 최근 발생한 이란 전쟁으로 인해 항공유 가격이 천정부지로 치솟은 것이 결정타가 됐다.
스피릿 항공은 지난 2024년 11월 첫 번째 파산 보호 신청(Chapter 11)을 한 데 이어, 2025년 8월에도 81억 달러의 부채를 감당하지 못해 다시 한번 법원에 손을 벌리는 등 경영난이 지속되어 왔다. 한때 한 달에 170만 명 이상의 승객을 실어 나르며 시장의 메기 역할을 했으나, 재정적 압박을 이기지 못하고 결국 무너졌다.

저비용 항공 시대의 조종(弔鐘)과 소비자 부담

스피릿 항공의 폐업은 미국 항공 시장의 지형도를 바꾸는 사건이다. 라스베이거스, 포트 로더데일, 올랜도 등 스피릿의 점유율이 높았던 지역을 중심으로 항공권 가격의 급격한 상승이 예상된다. 경쟁이 줄어들면 대형 항공사들이 운임을 올릴 명분이 생기기 때문이다.

특히 저렴한 비용으로 여행을 즐기던 서민층과 여가 목적 여행객들이 가장 큰 타격을 입게 됐다. 정부의 구제금융이 불발된 배경에는 납세자의 혈세를 부실 기업에 투입하는 것에 대한 비판 여론도 작용했겠지만, 결과적으로 1만 7천 명의 일자리가 사라지고 소비자의 선택지가 좁아진 점은 뼈아픈 실책으로 남을 수 있다. 이제 항공 시장은 ‘초저가’보다는 ‘생존’을 위한 고비용 구조로 빠르게 재편될 것으로 보인다.

토론토 중앙일보 편집팀 (news@koreadailytoronto.com)

※한인사회 및 지역사회에서 발생한 사건·사고, 불합리한 관행, 사회적 문제에 대한 제보와 취재 요청은 news@koreadailytoronto.com 으로 연락해 주시기 바랍니다.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뉴스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