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캘거리)
마크 카니 캐나다 총리가 이란 전쟁 초기와 달라진 자신의 입장에 대해 미국 트럼프 행정부의 전쟁 목표가 명확해지고 진화함에 따라 캐나다의 대응도 변화한 것이라고 밝혔다. 카니 총리는 금요일 진행된 캐나다 프레스와의 인터뷰에서 전쟁 초기에는 미국의 구체적인 목표와 규모가 불분명했다고 덧붙였다.
초기 지지에서 우려로… 엇갈린 비판과 카니의 해명
지난 2월 28일 미국이 이란을 공격한 당일, 카니 총리는 즉각적인 지지 의사를 표명했다. 그러나 불과 며칠 뒤, 그는 미국이 유엔(UN)과 협의하지 않은 점을 지적하며 이번 분쟁이 국제법을 위반할 가능성이 높다는 유감을 표했다. 이러한 입장 선회에 대해 일각에서는 원칙 없는 외교라는 비판과 함께, 그가 다보스 포럼에서 강조했던 ‘강대국의 패권주의 반대’ 정신과 모순된다는 지적이 쏟아졌다.
이에 대해 카니 총리는 “캐나다는 이란을 세계 최대의 테러 수출국으로 간주하며, 이란 정권이 핵무기를 보유하는 것을 절대 용납할 수 없다는 기본 원칙에는 변함이 없다”고 강조했다. 다만 “목표에는 동의하더라도 그것을 추진하는 방식과 국제법 준수 여부는 별개의 문제”라며 선을 그었다.
호르무즈 해협 재건과 국제 공조… “지속 가능한 정전이 우선”
현재 캐나다는 직접적인 군사 개입은 하지 않고 있으나, 카니 총리는 기능적인 정전이 이루어질 경우 호르무즈 해협의 항행 자유를 회복하기 위한 지원을 보낼 수 있다는 의사를 비쳤다. 특히 카니 정부는 이 과정에서 걸프 지역 국가들의 투자를 유치하는 방안도 모색 중이다.
카니 총리는 이번 주말 아르메니아에서 열리는 유럽정치공동체(EPC) 정상회의에 비유럽 국가 지도자로서는 유일하게 참석한다. 그는 이번 회의 참석 이유 중 하나로 “지속 가능한 정전이 확립된 이후의 재건 지원을 위해 동료 국가들과 힘을 모으기 위함”이라고 설명했다. 현재 미국 측은 전투 중단을 주장하고 있으나, 카니 총리는 아직 이를 ‘지속 가능한’ 정전 상태로 보기 어렵다고 판단하고 있다.
실용 외교와 국제 원칙 사이의 위태로운 행보
마크 카니 총리의 입장 변화는 경제학자 출신다운 실용적 판단과 캐나다의 국제적 위상 사이에서 고민한 흔적으로 보인다. 최대 우방인 미국의 군사 행동을 초기에 지지함으로써 동맹의 의리를 지키면서도, 이후 국제법 위반 가능성을 언급하며 캐나다가 맹목적인 추종자가 아님을 대외적으로 천명한 셈이다.
하지만 이러한 ‘전략적 모호성’은 국내외에서 신뢰도 하락이라는 부작용을 낳고 있다. 특히 호르무즈 해협 재건 지원을 언급하며 걸프 국가들의 투자를 이끌어내려는 경제적 포석은 전쟁을 비즈니스의 기회로 삼으려 한다는 따가운 시선을 피하기 어려워 보인다. 카니 총리가 이번 유럽 정상회의에서 얼마나 명확한 중재안과 리더십을 보여주느냐가 그의 외교적 역량을 시험하는 중대한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토론토 중앙일보 편집팀 (news@koreadailytoron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