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억의 유물' 종이 전화번호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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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억의 유물' 종이 전화번호부

"2~3년 내 사라질 전망"
토론토 중앙일보 편집팀 0
인터넷 발달로 사라진 종이 전화번호부, 일부 지역선 여전히 우편 발송
디지털 인류학자 "2~3년 내 완전 퇴출 전망"… QR코드가 종이 대체
시니어 30% 디지털 소외 계층, 독립적 삶 위한 기술 적응 과제 대두
[종이 전화번호부 Youtube @CTV News캡처]
[종이 전화번호부 Youtube @CTV News캡처]
(캐나다)
디지털 시대의 파고 속에서 자취를 감춘 것으로 여겨졌던 '종이 전화번호부'가 캐나다 일부 지역에서 여전히 발행되고 있어 눈길을 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이러한 아날로그 매체의 생존이 그리 길지 않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할리팩스 주민 코린 맥렐런은 최근 우편함에서 옐로우 페이지(Yellow Pages)를 발견하고는 "우편함에서 꺼내 집으로 가져오자마자 바로 재활용 함으로 직행했다"며 실효성에 의문을 제기했다.

급격히 줄어든 부피와 수요… 디지털 기술이 대체하는 아날로그

과거 두꺼운 백과사전 두께를 자랑하던 전화번호부는 인터넷의 보급과 함께 급격히 얇아졌으며, 이미 캐나다의 많은 대도시에서는 발행이 중단된 상태다. 디지털 인류학자 자일스 크라우치는 "앞으로 2~3년 안에 종이 전화번호부는 완전히 사라질 것"이라며 "디지털로 대체 가능한 모든 단일 용도 기술은 결국 도태될 수밖에 없다"고 분석했다.

실제로 종이의 빈자리는 스마트폰과 QR코드가 빠르게 채우고 있다. 가전제품의 두꺼운 설명서 대신 QR코드를 스캔해 매뉴얼을 확인하고, 레스토랑 메뉴판조차 스마트폰으로 확인하는 문화가 팬데믹을 거치며 일상으로 자리 잡았다. 보안을 위한 2단계 인증 등 스마트폰의 다기능성이 종이 제품의 필요성을 지워버린 결과다.

"내 자녀 번호가 없어요"… 시니어 계층의 깊어지는 고민

문제는 디지털 기기에 익숙하지 않은 노년층이다. 시니어 권익 옹호가 빌 반고더에 따르면, 캐나다 노인 중 약 30%가 인터넷을 사용하지 않고 있으며, 이들에게 종이 전화번호부는 여전히 중요한 정보원이다.

그러나 종이 전화번호부를 유지하더라도 한계는 명확하다. 반고더는 "전화번호부를 이용하는 시니어들이 정작 전화를 걸고 싶어 하는 자녀 세대는 대부분 휴대전화만 사용하는데, 휴대전화 번호는 종이 번호부에 기재되지 않는다"는 점을 꼬집었다. 아날로그 매체에 의존할수록 오히려 사회적 단절이 심화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디지털 전환, 배려와 교육이 병행된 '연착륙' 필요

종이 전화번호부의 종말은 거스를 수 없는 시대적 흐름이다. 자원 낭비와 재활용 비용 측면에서도 디지털 전환은 타당하다. 하지만 '효율성'이라는 잣대 아래 디지털 소외 계층인 시니어들의 독립적인 삶이 위협받아서는 안 된다.

종이 설명서나 메뉴판이 사라지는 속도에 맞춰, 고령층이 스마트 기기를 통해 스스로 사회와 소통하고 정보를 얻을 수 있도록 돕는 사회적 교육 시스템이 강화되어야 한다. 단순히 '구시대의 유물'을 없애는 것에 그치지 않고, 모든 세대가 디지털 세상에 안전하게 발을 들일 수 있도록 이끄는 세심한 정책적 배려가 필요한 시점이다.

토론토 중앙일보 편집팀 (news@koreadailytoron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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