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 은퇴자들 '다운사이징'계획 보류 중

본문 바로가기
토론토 중앙일보
뉴스 부동산 캐나다 은퇴자들 '다운사이징'계획 보류 중
부동산

캐나다 은퇴자들 '다운사이징'계획 보류 중

집값 하락에 "지금 팔면 손해"
토론토 중앙일보 편집팀 0
치솟는 관리비 부담에도 집값 하락·매물 부족에 '스테이' 선택
65세 이상 57% "현재 집에 머물 것"… 시니어 특화 주거 단지 태부족
가족 경제적 지원 부담까지 겹쳐… '라이프스타일' 고려한 결정 필요
[Unsplash @Sasun Bughdaryan]
[Unsplash @Sasun Bughdaryan]
(캐나다)
자녀들을 독립시키고 큰 집의 관리비와 유지보수 부담에서 벗어나 콘도나 단층 주택으로 옮기려던 캐나다 은퇴자들의 계획에 제동이 걸렸다. 부동산 시장의 침체와 더불어 옮겨갈 만한 적당한 크기의 주택이 부족하다는 현실적인 벽에 부딪혔기 때문이다. 리맥스 얼티밋 리얼티(Re/Max Ultimate Realty Inc.)의 팀 시리아노스 대표는 "인구 고령화로 다운사이징 논의는 활발하지만, 막상 큰 집을 팔고 갈 만한 적합한 주거 공간을 찾기가 매우 어려운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팔 집값은 내리고, 살 집은 없고"… 진퇴양난의 시니어들

최근 리맥스 캐나다(Re/Max Canada)가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65세 이상 은퇴자 중 향후 10년 내에 작은 집으로 이사할 계획이 있다고 답한 비중은 16%에 불과했다. 반면 응답자의 절반이 넘는 57%는 현재 살고 있는 집에 계속 머물겠다고 답했다.
이들이 이사를 망설이는 가장 큰 이유는 '살 만한 집이 없다'는 점이다. 시리아노스 대표는 "지난 수년간 개발업자들이 은퇴자의 니즈에 맞는 공간보다는 450~550평방피트 규모의 초소형 콘도 위주로 공급해왔다"며 "평생을 단독주택에서 보낸 은퇴자들이 생활하기엔 턱없이 좁고 부적합한 설계가 다운사이징의 걸림돌이 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자산 가치 하락과 높은 이사 비용… "버티기가 상책"

거시 경제적 요인도 은퇴자들을 붙잡고 있다. 글로벌 무역 갈등과 고용 시장 불안으로 주택 시장이 냉각되면서 집값이 2022년 고점 대비 크게 하락했기 때문이다. 블룸 파이낸스(Bloom Finance)의 벤 매케이브 CEO는 "집값이 고점 대비 많이 빠진 상태라 지금 팔면 자산 가치가 깎인다고 생각하는 시니어들이 많다"며 "여기에 중개 수수료, 취득세, 이사 및 수리 비용 등 이사 과정에서 발생하는 비용이 판매 대금의 최대 15%에 달하는 것도 큰 부담"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고물가 시대를 맞아 성인 자녀나 손주 등 가족에게 경제적 지원을 이어가야 하는 상황도 은퇴 자금을 아끼기 위해 이사를 미루는 원인 중 하나로 꼽혔다. 조사에 따르면 시니어 4명 중 3명이 가족 지원으로 인해 은퇴 저축이 줄어들고 있다고 답했다.

결국은 '라이프스타일'의 문제… 시장 반등 기대감은 여전

전문가들은 현재의 다운사이징 정체 현상이 일시적일 것으로 보고 있다. 2030년까지 캐나다 인구의 약 25%가 65세 이상이 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작은 주택에 대한 수요는 폭발적으로 늘어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최근 토론토와 밴쿠버 등 대도시의 콘도 가격이 하락하며 공급이 늘고 있는 점은 단독주택에서 이주하려는 이들에게 기회가 될 수도 있다.

쇼어라인 리얼티(Shoreline Realty)의 마르코 페드리 중개인은 "숫자에 매몰되기보다 자신의 몸 상태와 라이프스타일에 맞는 선택을 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집값이 오르길 기다리며 거동이 불편한 상태로 큰 집의 잔디를 깎고 눈을 치우는 고통을 감수하는 것보다, 삶의 질을 높이기 위한 '라이트사이징(Rightsizing, 적정 규모로의 이동)'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토론토 중앙일보 편집팀 (news@koreadailytoronto.com)

※한인사회 및 지역사회에서 발생한 사건·사고, 불합리한 관행, 사회적 문제에 대한 제보와 취재 요청은 news@koreadailytoronto.com 으로 연락해 주시기 바랍니다.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뉴스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