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광물, 협상 카드 아니면 무엇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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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너지·광물, 협상 카드 아니면 무엇인가"

포일리에브, 카니 총리 압박
토론토 중앙일보 편집팀 0
토론토 암스테르담 브루하우스서 기자회견… CUSMA 재협상 앞두고 대미 전략 비판
카니 총리 "에너지는 '지렛대' 아닌 '상호 이익' 관점"… 보수당 "전략 부재" 지적
미 무역대표부(USTR), "에너지 볼모 협상 안 돼" 경고 속 캐나다 정계 내분 격화
[Youtube @CTV News캡처]
[Youtube @CTV News캡처]
(캐나다)
캐나다 보수당의 피에르 포일리에브 대표가 마크 카니 총리를 향해 다가올 미국과의 무역 협상에서 캐나다가 쥐고 있는 구체적인 '협상용 지렛대(Leverage)'가 무엇인지 국민 앞에 명확히 밝히라고 촉구했다. 이는 대미 무역 협상의 핵심 자원으로 꼽히는 에너지와 핵심 광물을 협상 카드로 활용하지 않겠다는 정부 측 입장에 대한 정면 반박이다.

포일리에브 "전략적 비축량으로 관세 철폐 이끌어야"

토론토 암스테르담 브루하우스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포일리에브 대표는 "에너지와 광물이 협상의 지렛대가 아니라면, 카니 총리가 주장하는 지렛대는 도대체 무엇이냐"며 공세를 높였다. 그는 정부가 부문별 관세 철폐와 북미자유무역협정(CUSMA) 갱신을 어떻게 보장할 것인지 구체적인 계획이 없다고 비판했다.

포일리에브 대표는 자신의 전략으로 "캐나다의 에너지와 광물을 대규모 전략적 예비 자원으로 구축하고, 이를 지렛대 삼아 미국 시장에 대한 무관세 접근권을 확보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현재 캐나다의 철강, 알루미늄, 자동차, 임업 부문에 대한 미국의 관세 철폐 협상은 지난해 가을 이후 동결된 상태다.

카니 총리 "에너지는 협박용 카드 아닌 무역 기회"

관련기사: 카니 총리 "에너지·핵심 광물, 무역 협상 '압박 수단'으로 쓰지 않을 것"
반면 마크 카니 총리는 에너지와 광물을 협상용 '지렛대'로 규정하는 것에 선을 그었다. 카니 총리는 지난 금요일 인터뷰에서 "이를 지렛대로 재분류하는 것은 나의 관점이 아니다. 나는 이를 '무역'으로 본다"며, 양국이 상호 이익을 위해 더 많이 거래할 수 있는지에 집중해야 한다고 밝혔다. 만약 미국과의 협력이 여의치 않다면 다른 옵션을 고려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특히 제이미슨 그리어 미 무역대표부(USTR) 대표가 최근 캐나다 정치인들에게 "에너지를 협상 카드로 사용하려 하지 말라"고 경고한 가운데, 카니 총리는 "미국이 우리 에너지를 '지렛대'로 보는 시점에서 에너지 시장을 더 통합해야 하는지 의문"이라며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이는 에너지 자원이 캐나다의 가장 강력한 카드라고 언급했던 팀 호지슨 천연자원부 장관의 발언과도 미묘한 온도 차를 보인다.

안갯속 CUSMA 재협상… 7월 정기 검토 앞두고 긴장 고조

이번 갈등은 올여름 예정된 CUSMA의 의무 검토를 앞두고 불거졌다. 미국 측은 7월에 바로 협정을 승인할 가능성이 낮으며 장기적인 협상이 될 것임을 시사했다. 특히 온타리오주에서 레이건 전 대통령의 발언을 인용해 관세를 비판한 광고 캠페인이 트럼프 대통령의 심기를 건드린 이후 양국 간 협상은 더욱 경색된 국면이다.

카니 총리는 미국의 부문별 관세가 캐나다 경제의 가장 큰 '자극제(Irritant)'라고 인정하면서도, 협정의 정신을 위반하는 관세가 부과되는 상황에서 미국과의 규제 조화나 시장 통합을 전적으로 신뢰하기 어렵다는 점을 시사했다.

자원 강국 캐나다, '실리'와 '명분' 사이의 외줄타기

미국과의 무역 전쟁이 격화되는 상황에서 에너지와 광물을 어떻게 정의하느냐는 용어 선택의 문제가 아니다. 포일리에브 대표의 '지렛대론'은 자원을 무기화해서라도 실리를 챙기겠다는 강경한 보수주의적 접근인 반면, 카니 총리의 '무역론'은 미국의 보복을 피하면서 장기적인 상호 의존성을 강조하려는 신중한 외교적 접근으로 풀이된다.

문제는 미국이 이미 캐나다의 에너지를 자국 안보와 직결된 요소로 보고 압박을 가하기 시작했다는 점이다. 정부가 이를 '지렛대'라고 부르든 '기회'라고 부르든, 결과적으로 캐나다의 주력 산업인 철강과 자동차 부문의 관세를 떼어내지 못한다면 카니 내각은 '전략 부재'라는 비판에서 자유롭기 어려울 것이다. 무역 협정의 잉크가 마르기도 전에 보호무역주의가 득세하는 지금, 캐나다에 필요한 것은 말의 성찬이 아닌 실질적인 협상력이다.

토론토 중앙일보 편집팀 (news@koreadailytoron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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