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 포트 맥머레이 "불길 속으로 사라진 도시" 10년 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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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포트 맥머레이 "불길 속으로 사라진 도시" 10년 후

'더 비스트'가 남긴 것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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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5월3일 앨버타주 포트 맥머레이에서 발생했던 대화재 '더 비스트' Youtube @CityNews 캡처]
[2016년 5월3일 앨버타주 포트 맥머레이에서 발생했던 대화재 '더 비스트' Youtube @CityNews 캡처]
(캐나다)
불길 속으로 사라진 도시, 10년 후 포트 맥머레이

2016년 5월 3일 오후, 앨버타 주 포트 맥머레이의 하늘은 검게 뒤덮였다. 5월 1일 도심 남서쪽 15킬로미터 지점에서 처음 목격된 불씨는 불과 이틀 만에 도시 전체를 집어삼켰다. 주민들은 백미러로 자신의 집이 타오르는 장면을 바라보며 63번 고속도로 양쪽으로 치솟는 불기둥 사이를 차로 달려 탈출했다.

10년이 지난 지금도 포트 맥머레이 주민 상당수는 캠프파이어 냄새를 견디지 못한다. 그 냄새는 불꽃 터널을 뚫고 달아나던 그 날의 기억을 불러온다.

캐나다 역사상 가장 값비싼 재앙

이 산불은 공식 명칭 '호스 리버 파이어(Horse River Fire)'로 기록됐지만, 언론은 그것을 '더 비스트(The Beast, 야수)'라 불렀다. 5월 3일 도시를 휩쓸기 시작한 불은 앨버타 역사상 최대 규모의 산불 대피령을 낳았고, 88,000명 이상의 주민이 집을 떠나야 했다.
불은 6월 13일까지 계속 번져 약 59만 헥타르를 태웠고, 캐나다 달러 기준 36억 달러의 보험 손실을 기록했다. 직접 보험 손실만 그 수치이고, 오일샌드 생산 중단과 지역경제 붕괴까지 포함한 총 피해액은 약 90억 캐나다 달러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된다. 이는 캐나다 역사상 단일 자연재해로 인한 최대 피해 규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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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Youtube @The Weather Network 캡처]

약 2,400채의 주택과 건물이 잿더미로 변했다. 워터웨이즈, 어배샌드, 비컨힐 등 여러 주거지구가 통째로 소각되거나 비소와 중금속 오염으로 거주 불능 판정을 받았다.

탈출의 기억, 지워지지 않는 흉터

알렉시스 게일은 그 날 집을 잃은 이후, 겨울 눈이 녹기 시작하는 봄이 오면 지금도 비상용 가방을 챙긴다. 필수 서류와 생필품을 담아 침대 곁에 두는 행동이 그녀에게는 이미 계절의 의례가 됐다. "그 날을 생각하면 너무 힘들고 불안이 밀려온다. 그 불 이후로 늘 생존 모드이다. 절대 사라지지 않는 흉터로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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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Youtube @The Weather Network 캡처]

소방관들도 예외가 아니었다. 소방대대장 라이언 피처스는 2016년 이전까지는 방호 장비 없이 화재를 진압하는 것이 일종의 용기로 통했다고 회상한다. 그러나 앨버타 대학교 연구에서 당시 화재에 투입된 소방관 다수가 이후 천식을 얻었다는 사실이 밝혀지면서 그 문화는 완전히 바뀌었다.

소방관협회장 에반 크로퍼드는 당시 호흡 장비가 떨어지자 얼굴에 복면을 두르고 진압을 계속했다고 말한다. "잠깐 숨을 돌릴 때면 내 폐가 어떻게 되고 있을지를 생각했다. 지금도 기침이 떠나질 않는다."

도시는 어떻게 다시 섰나

불은 포트 맥머레이 전체 주택의 약 10퍼센트인 2,560채 이상을 파괴했고, 한 달가량 지속된 대피는 88,000명이 넘는 주민을 앨버타 전역과 캐나다 각지로 흩어놓았다. 그중 다수는 끝내 돌아오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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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Youtube @The Weather Network 캡처]

그러나 포트 맥머레이는 재건됐다. 카페를 운영하는 수지타 타파는 불이 난 지 4년 후 가게를 열었고, 파손 피해를 입었을 때 지역민들이 가구와 그릇을 자발적으로 기증하며 힘을 모았다고 전한다. "돈을 벌기 위해 왔지만, 돈 때문에 남은 게 아니다. 이 공동체가 사람들을 위해 무엇을 할 수 있는지를 봤기 때문에 남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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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Youtube @The Weather Network 캡처]

우드 버팔로 광역자치구(RMWB)는 화재 예방을 위해 죽은 나무와 건조한 덤불을 제거하는 데 640만 달러 이상을 투입했고, 모든 주거지구와 농촌 마을에 맞춤형 비상대응 계획을 수립했다. 1,800명이 넘는 주택 소유주가 화재 안전 점검을 신청했다.

재난이 바꾼 것들

포트 맥머레이의 산불은 개별 도시의 비극에 그치지 않았다. 2016년 당시 앨버타 주총리 레이철 노틀리는 의회 발코니에서 불길 소식을 전해 들었다고 회고한다. 매일 공개 브리핑을 진행하며 위기를 진두지휘했던 그녀의 방식은 이후 코로나19 팬데믹과 2024년 재스퍼 산불 등 캐나다 전역의 재난 대응에서 표준 모델로 자리 잡았다.

앨버타를 비롯한 각 주정부는 이후 산불 규모와 위협을 실시간으로 추적하는 대시보드를 운영하고, 대피령을 사전 고지하는 체계를 갖추게 됐다. 산불이 단지 산에서만 타는 것이 아니라 도시를 덮칠 수 있다는 사실을 캐나다 전체가 몸으로 배운 것이다.
보험업계는 10주년을 맞아 기후변화로 인해 산불 위험이 더욱 커지고 있다고 경고한다. 2026년 역시 어려운 산불 시즌이 예고된 가운데, 정부의 조율된 대응이 없다면 포트 맥머레이 같은 비극이 반복될 수 있다는 것이다.

"계속 앞으로 나아가야 합니다"

워터웨이즈 지구에서 개를 키우며 사는 폴 데이글은 10주년 기념일을 어떻게 보낼 거냐는 질문에 이렇게 답했다. "평범한 일요일로 지낼 거예요. 계속 앞으로 나아가야 해요. 잿더미 위에 다시 세워야 하고, 그냥 살아가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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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롭게 조성된 집과 마을 [출처:Youtube @The Weather Network 캡처]

포트 맥머레이 산불은 캐나다가 기후변화라는 구조적 위협 앞에서 얼마나 취약한지를 처음으로 도시 규모로 드러낸 사건이었다. 88,000명의 강제 대피, 90억 달러에 달하는 피해, 그리고 지금도 봄마다 비상가방을 챙기는 주민들은 10년이라는 숫자는 회복을 증명하는 동시에, 회복이 끝나지 않았음도 증명한다.

포트 맥머레이의 인구는 최근 1.6퍼센트 증가해 현재 약 107,740명을 기록하고 있다. 불이 사라진 자리에는 새 집이 들어서고, 어린이들이 뛰어노는 공원이 생겼다. 그러나 매년 봄이 찾아오면, 이 도시의 많은 사람들은 여전히 어딘가 긴장을 늦추지 못한 채 하늘을 올려다본다.
10년이라는 시간은 상처를 봉합했지만, 지우지는 못했다.

토론토 중앙일보 편집팀 (news@koreadailytoron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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