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년 SNS 금지령 '보호인가 검열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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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년 SNS 금지령 '보호인가 검열인가'

캐나다 학부모들 사이 '실효성 논란' 확산
토론토 중앙일보 편집팀 0
호주의 SNS 금지 5개월 차, 청소년 61%가 여전히 접속 중이며 VPN 등 우회 수단 기승
규제 사각지대인 게임 플랫폼(디스코드, 로블록스 등)으로 범죄 표적 이동 가능성 제기
단순 차단보다 디지털 문해력 교육 및 부모 감시 등 '다층적 보호망' 구축 필요성 강조
[Unsplash @Swello]
[Unsplash @Swello]
(캐나다)
호주 사례로 본 강제 금지령의 한계와 청소년의 '우회' 기술

청소년의 SNS 사용을 전면 금지하려는 호주식 모델에 대해 캐나다 학부모와 전문가들 사이에서 비판적인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지난해 12월부터 시행된 호주의 SNS 금지령이 5개월 차에 접어들었으나, 최근 조사에 따르면 12~15세 청소년의 61%가 여전히 SNS 계정에 접속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보수당 미셸 렘펠 가너 의원은 "청소년들은 놀라울 정도로 영리하며, VPN(가상사설망)이나 가족 계정 공유, 연령 조작 등을 통해 규제를 손쉽게 우회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한, 시민 자유 단체들은 이러한 일방적인 금지령이 헌법상 보장된 표현의 자유를 침해하고 검열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를 표명하며 법적 정당성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

규제 사각지대와 '풍선 효과', 더 위험한 음지로의 이동

2012년 사이버 불링 피해로 딸을 잃은 후 온라인 유해 방지 활동을 펼쳐온 캐롤 토드 씨 역시 단순 금지만이 정답은 아니라고 주장한다. 그녀는 "인기 SNS를 막으면 아이들은 성인이 모니터링하기 어려운 덜 대중적인 앱이나 게임 플랫폼으로 몰려갈 것"이라며 위험의 전이 가능성을 경고했다. 실제로 디스코드(Discord)나 로블록스(Roblox) 등은 영상 게임 기반 플랫폼으로 호주의 금지 대상에서 제외되었으나, 이곳에서도 혐오 발현이나 약탈적 범죄 행위가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다. 단순 차단은 미성년자의 음주나 흡연을 막지 못하는 것과 마찬가지로, 교육과 감독이 없는 금지는 오히려 아이들을 더 위험한 음지로 내몰 수 있다는 분석이다.

'스위스 치즈 모델'과 세대적 변화를 위한 다층적 보호 전략

심리학자들과 기술 분석가들은 SNS 금지령을 '단기적 마찰력(Friction)' 제공 차원에서는 긍정적으로 평가하면서도, 장기적으로는 더 정교한 해결책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토론토 대학교의 제이 올슨 박사는 이를 '스위스 치즈 모델'에 비유하며, "정부 규제, 부모의 감독, 학교 내 스마트폰 금지, 기기 설정 변경 등 여러 겹의 보호막을 겹쳐야 구멍을 메울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인공지능(AI) 전문가들은 현재 입법자들이 기술의 발전 속도를 따라잡지 못하고 있다며, 단순 금지보다는 디지털 ID 도입이나 표준화된 접속 방식 등 현대적 툴킷이 담긴 '부모용 플레이북'이 우선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디지털 문해력 교육이 근본적 해결책

결국 SNS 규제 논의의 핵심은 '금지' 그 자체보다 '어떻게 안전하게 공존할 것인가'로 귀결되어야 한다. 금지령이 사회적 규범을 변화시키고 저연령층의 진입을 늦추는 상징적 효과는 있을지언정, 이미 디지털 원주민으로 성장한 청소년들에게는 실효성이 떨어지는 것이 자명하다. 정부는 단순히 접속권을 박탈하는 임시방편을 넘어, 학교 커리큘럼 내에 디지털 문해력(Digital Literacy) 교육을 필수적으로 도입하여 아이들이 스스로 유해 환경을 식별하고 대응할 수 있는 역량을 길러줘야 한다. 캐나다 정부가 '온라인 유해법(Online Harms Act)' 재상정을 준비하는 현시점에서, 규제와 교육이 조화를 이루는 한국 정서에 맞는 실용적인 프레임워크 구축이 절실하다.

토론토 중앙일보 편집팀 (news@koreadailytoron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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