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론토)
온타리오주의 유일한 최고 보안 등급 정신병원인 웨이포인트 센터(Waypoint Centre for Mental Health Care)에서 환자들을 수년간 단독 격리실에 가두어 온 사실이 드러나 국제적인 비난이 일고 있다. 특히 20년째 격리 중인 환자의 사례가 알려지면서, 미국의 엄격한 인권 보호 규정과 대비되는 온타리오주의 허술한 법적 체계가 도마 위에 올랐다.
미국선 상상 못 할 ‘장기 격리’… 엄격한 연방 규정이 방어막
미국 내 정신건강 전문가들은 웨이포인트의 격리 관행에 대해 “에그리지어스(Egregious, 지독한)”, “학대”라는 표현을 쓰며 강하게 비판했다. 미국 정신건강 협회(Mental Health America)의 피에를루이지 만치니 박사는 “미국 내 면허를 받은 시설에서 수년간 환자를 격리하는 사례는 상상조차 할 수 없다”며 경악을 금치 못했다.
미국은 연방 규정을 통해 성인 환자의 격리 시간을 최대 4시간으로 제한하고 있으며, 이를 갱신하더라도 최대 24시간을 넘길 수 없다. 그 이상의 격리가 필요할 경우 반드시 의사나 책임 의료진의 대면 평가를 거쳐야 하며, 격리는 가능한 한 빨리 중단되어야 함을 명시하고 있다. 만약 이러한 규정을 어길 경우 해당 병원은 의료기관 인증을 잃게 되는 강력한 제재를 받는다.
온타리오주 정신건강법의 비극… ‘격리’ 단어조차 없는 법전
반면 온타리오주의 현실은 참담하다. 온타리오주 정신건강법에는 ‘격리(Seclusion)’라는 단어조차 등장하지 않는다. 다만 환자의 자해나 타해를 방지하기 위해 ‘억제’할 수 있다는 규정만 있을 뿐, 격리 기간에 대한 명확한 제한이 없다. 이 때문에 주 정부는 세부 정책을 개별 병원의 자율에 맡기고 있으며, 이것이 20년이 넘는 장기 격리를 가능하게 한 법적 사각지대가 되었다.
실제로 카멜롯 햄블렛은 치료 저항성 정신질환에 따른 공격적 행동을 이유로 20년째 격리실에서 살고 있으며, 앤드류 아제베도 역시 5년 가깝게 혼자 갇혀 있다. 웨이포인트 측은 격리 감소를 위한 전략을 시행 중이라고 주장하지만, 병원 행정 책임자가 격리 결정에 직접 관여하지 않는 등 실질적인 감시 체계는 작동하지 않고 있다.
“격리는 치료가 아닌 트라우마”… 시스템 개혁 목소리
전문가들은 격리가 더 이상 치료적 가치가 없으며, 오히려 환자에게 심각한 해를 끼치고 트라우마를 유발한다고 입을 모은다. 격리를 줄이기 위해서는 단순한 감금이 아니라, 상황을 진정시키는 기술(De-escalation)에 대한 직원 교육과 정신과 의사, 심리학자, 사회복지사 등이 참여하는 다학제적 팀의 개입이 필수적이다.
또한 온타리오주 전역의 격리 기간 데이터를 투명하게 수집하고 외부 모니터링 그룹을 설치해야 한다는 주장이 거세다. 실비아 존스 온타리오주 보건부 장관이 관련 입법에 대해 침묵을 지키는 사이, 온타리오 최고 법원은 최근 햄블렛의 상태에 대해 독립적인 재평가를 명령하며 사법적 개입에 나섰다.
‘치료’라는 이름의 보이지 않는 감옥을 허물어야
현대 의학은 환자를 가두는 것이 아니라 사회로 복귀시키는 것을 목표로 한다. 하지만 웨이포인트에서 벌어진 20년의 격리는 온타리오주의 정신 의료 시스템이 얼마나 낙후되어 있는지를 보여주는 부끄러운 자화상이다. 미국이 엄격한 연방 규정으로 환자의 인권을 수호할 때, 온타리오는 ‘병원 자율’이라는 명목 아래 가혹한 격리를 방치해 왔다. “위험하니까 어쩔 수 없다”는 변명은 더 이상 통하지 않는다. 법을 개정해 격리 한도를 명시하고, 사람을 가두는 대신 치료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것이 무엇보다 우선되어야 할 인권의 기본이다.
토론토 중앙일보 편집팀 (news@koreadailytoron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