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
연방 정부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고율 관세 폭탄으로 위기에 처한 국내 철강, 알루미늄, 구리 산업을 구제하기 위해 10억 달러 규모의 새로운 대출 프로그램을 가동한다. 멜라니 졸리 산업부 장관과 에반 솔로몬 남부 온타리오 경제개발국 담당 장관은 월요일 오전 온타리오주 바스(Vars)에서 이 같은 긴급 지원 대책을 공식 발표했다.
관세 장벽에 맞서는 ‘10억 달러’ 방어막… BDC 주도로 저리 대출 지원
이번 대책은 지난 4월 6일부터 발효된 미국의 ‘무역 확장법 232조’ 수정안에 대응하기 위한 긴급 조치다. 해당 수정안은 철강, 알루미늄, 구리 제품에 대해 최고 50%의 관세를, 관련 유도 제품에 대해서는 25%의 관세를 부과하는 내용을 담고 있어 국내 관련 기업들의 경영난이 가중되어 왔다.
연방 정부는 캐나다 기업개발은행(BDC)을 통해 이번 대출 프로그램을 운영하며, 피해 기업들이 당면한 자금 압박을 해소하고 향후 변화하는 시장 상황에 적응할 수 있도록 우호적인 조건으로 금융 지원을 제공할 방침이다. 졸리 장관은 성명을 통해 “오늘 발표된 조치는 숙련된 노동자들을 보호하고, 우리 기업들이 지속적으로 운영과 성장을 이어가며 캐나다의 국력을 유지할 수 있는 동력을 제공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중소기업 맞춤형 지원 확대 및 강력한 보복 관세로 ‘맞불’
정부는 대기업뿐만 아니라 관세 여파에 취약한 중소기업(SME)을 위해 기존 ‘지역 관세 대응 이니셔티브(Regional Tariff Response Initiative)’에도 5억 달러의 예산을 추가로 배정했다. 이는 대기업 위주의 지원에서 벗어나 공급망 전반에 걸친 산업 생태계를 보호하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현재 캐나다는 미국의 공세에 맞서 126억 달러 규모의 미국산 철강 제품과 30억 달러 규모의 알루미늄 제품에 대해 이미 25%의 보복 관세를 부과하며 강력히 대응하고 있다. 또한, 불공정 무역 관행과 과잉 생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특정 중국산 철강 및 알루미늄 제품에 대해서도 25%의 추가 관세와 쿼터 제한을 적용하며 국내 산업의 방어벽을 높이고 있다.
긴박하게 돌아가는 오타와… 추가 후속 대책 예고
이번 10억 달러 지원안은 지난주 발표된 봄철 경제 업데이트(Spring Economic Update)에도 포함되지 않았던 사안으로, 그만큼 연방 정부가 현재의 무역 갈등 상황을 엄중하게 인식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정부는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조정에 대응해 ‘긴급성’을 가지고 후속 조치를 마련 중이라고 밝혔다.
산업계는 일단 정부의 긴급 수혈을 환영하는 분위기지만, 미국의 관세 압박이 장기화될 경우 대출 중심의 지원만으로는 한계가 있을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정부는 이번 발표가 시작일 뿐이며, 향후 시장 상황에 따라 추가적인 지원책과 외교적 해법을 병행할 것임을 시사했다.
‘트럼프 리스크’ 현실화… 대출 지원 넘어선 근본적 통상 전략 절실
연방 정부가 지난주 경제 업데이트 직후 10억 달러라는 거액을 추가로 투입한 것은 현재 캐나다 산업계가 직면한 위기가 예상보다 심각함을 방증한다. 미국의 관세 횡포에 맞서 보복 관세와 금융 지원이라는 '채찍과 당근'을 동시에 꺼내 들었지만, 이는 임시방편에 가깝다.
특히 대출 형태의 지원은
결국 기업의 부채 부담으로 돌아온다는 점에서 근본적인 해결책이 되기 어렵다. 이제 오타와는 대미 무역 의존도를 다변화하고, 북미 공급망 내에서 캐나다의 대체 불가능한 입지를 강화하는 보다 정교하고 공격적인 통상 전략을 수립해야 한다.
트럼프 2기 행정부의 예측 불가능한 무역 정책이 상수가 된 시대에, 캐나다 산업의 자생력을 높이는 것만이 유일한 생존법이다.
토론토 중앙일보 편집팀 (news@koreadailytoron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