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론토)
온타리오 복권공사(OLG)가 고액 복권 당첨자들의 신상을 보호하기 위해 보도자료 작성 방식을 변경한다. 앞으로 배포되는 공식 보도자료에는 당첨자의 성(Last Name)이 전체 공개되지 않으며, 이름과 성의 첫 글자(이니셜)만 포함될 예정이다.
"인터넷은 영구적"… 변화된 디지털 환경 반영한 개인정보 보호
OLG의 토니 비톤티 대변인은 이번 조치가 당첨자들의 지속적인 요청을 수용한 결과라고 밝혔다. 과거 종이 신문 시절과 달리, 오늘날 인터넷에 게시된 당첨 소식은 웹상에 영구적으로 남아 당첨자의 사생활을 지속적으로 침해할 수 있기 때문이다.
비톤티 대변인은 "당첨자들의 개인정보 보호 필요성과 정부 기관으로서의 투명성 사이에서 균형을 찾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하며, 이미 당첨금 수령 사진 속 수표에는 이름과 성의 이니셜만 표기해 왔던 방식을 보도자료 전체로 확대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SNS 사칭 사기 기승… 당첨자 보호 위한 불가피한 선택
보도자료의 성 표기를 제한하게 된 또 다른 주요 원인은 당첨자를 타깃으로 한 사기 행각이다. OLG 측에 따르면, 특히 5,000만 달러 이상의 고액 당첨자가 발표된 후 소셜 미디어에서 당첨자의 사진을 도용해 기부를 미끼로 돈을 갈취하는 사기꾼들이 빈번하게 등장하고 있다.
사기꾼들은 당첨자를 사칭하며 "당첨금 일부를 나눠줄 테니 송금 비용으로 10~20달러를 보내라"는 식으로 시민들을 유혹한다. OLG는 이러한 가짜 게시물을 발견할 때마다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의 모기업인 메타(Meta)와 협력해 즉시 삭제 조치를 취하고 있으나, 근본적인 예방을 위해 보도자료 내 정보 공개 수위를 조절하기로 한 것이다.
웹사이트 공개 원칙은 유지… 투명성 확보 방안 마련
다만, 복권 당첨의 공정성과 투명성을 입증해야 하는 정부 기관의 의무에 따라 최소한의 공개 원칙은 유지된다. 1,000달러 이상의 당첨금을 수령한 사람의 풀네임은 여전히 OLG 공식 웹사이트(OLG.ca)에 30일 동안 게시된다.
이번 결정은 개인의 사생활 보호라는 시대적 흐름과 공공 기관의 투명성이라는 가치를 동시에 충족시키기 위한 절충안으로 풀이된다. 최근 런던에서 판매된 8,000만 달러 규모의 로또 맥스(Lotto Max) 당첨자 역시 이러한 새로운 기준에 맞춰 신원이 관리될 것으로 보인다.
'행운의 대가'가 된 신상 노출, OLG의 결단은 시의적절
복권 당첨은 분명 축복이지만, 디지털 시대의 당첨자들에게는 평생 따라다니는 '디지털 주홍글씨'가 되기도 한다. 이름 석 자만 검색해도 당첨 금액과 거주지가 노출되는 환경은 범죄의 표적이 되기 십상이다. 게다가
수많은 비영리 법인 및 개인 등 기부금을 요구하는 사례도 적지않다. OLG가 보도자료에서 성을 감추기로 한 것은 당첨자를 사칭 사기로부터 보호하고, 당첨 이후의 삶이 '공공재'가 되지 않도록 배려한 합리적인 조치다. 웹사이트를 통한 한시적 풀네임 공개는 투명성을 담보하면서도 당첨자의 일상을 지켜주는 적절한 타협점이다. 행운을 잡은 시민들이 두려움 없이 기쁨을 누릴 수 있도록 돕는 것이 진정한 복권 서비스의 완성일 것이다.
토론토 중앙일보 편집팀 (news@koreadailytoron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