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캘거리)
알버타주의 캐나다 연방 탈퇴를 주장하는 분리주의 운동이 지지자들의 대규모 서명을 확보하며 세력을 확장하고 있다. 월요일, 분리주의 단체 '스테이 프리 알버타(Stay Free Alberta)'는 알버타주 독립 여부를 묻는 주민 투표 실시를 촉구하는 30만 1,000여 명의 서명부를 알버타 선거관리위원회(Elections Alberta)에 공식 전달했다.
서명 요건 충족했지만 검증 절차는 '대기 중'… 법원 판결이 관건
이번에 제출된 서명 수는 알버타 주법에 규정된 주민 투표 청구 요건인 약 17만 8,000명을 크게 웃도는 수치다. 단체 측은 지난 1월 청원을 시작한 이후 약 한 달 전 이미 목표치를 달성했다고 밝혔다. 다니엘 스미스 알버타 주총리는 서명이 최종적으로 유효하다고 판명될 경우, 이르면 오는 10월 주 전역에서 분리 독립 찬반을 묻는 투표가 진행될 수 있다고 언급한 바 있다.
하지만 실제 검증 절차 착수까지는 법적 고비를 넘겨야 한다. 일부 알버타 원주민 부족들은 해당 청원이 조약(Treaty)에 명시된 권리를 침해한다며 절차 중단을 요구하는 가처분 신청을 낸 상태다. 이에 대한 법원의 판결은 이번 주 중으로 나올 예정이다.
유권자 명부 무단 유출 파문… 선관위, 분리주의 단체 조사 착수
법적 쟁점 외에도 도덕성 및 개인정보 보호 논란이 불거졌다. 또 다른 분리주의 단체인 '센추리온 프로젝트(Centurion Project)'가 알버타 내 약 300만 명에 달하는 유권자 이름과 주소가 담긴 명부를 공개 배포한 사실이 드러났기 때문이다. 알버타 선관위는 해당 명부가 어떤 경로로 유출되었는지 정밀 조사에 착수했다.
현행법상 유권자 명부는 선출직 의원이나 정당 관계자에게만 제한적으로 제공되며, 기부금 모집이나 정당 홍보 등 엄격히 규정된 용도로만 사용할 수 있다. 선관위는 법원으로부터 해당 정보를 담은 앱의 폐쇄 명령을 받아냈으며, 해당 단체는 조사에 협조하겠다는 뜻을 밝힌 상태다.
'분리 독립'의 열망 뒤에 가려진 법적·윤리적 결함
30만 명의 서명은 알버타 내 연방 정부에 대한 불만이 임계점에 도달했음을 보여주는 강력한 지표다. 그러나 이 숫자가 곧바로 '독립'으로 이어지기엔 넘어야 할 산이 너무나 높다. 원주민 조약 권리는 캐나다 헌법의 근간이며, 이를 무시한 분리 독립 추진은 국제법적 정당성을 얻기 어렵다. 무엇보다 민주주의의 기본인 유권자 정보를 무단 유출하고 오용했다는 의혹은 분리주의 운동의 순수성에 큰 오점을 남겼다.
주민 투표라는 직접 민주주의의 수단을 사용하려면, 그 과정 또한 법적 테두리 안에서 투명하고 정의로워야 한다. 이번 주 예정된 법원의 판결이 알버타의 운명뿐만 아니라 캐나다 연방 제도의 건전성을 가늠하는 중요한 척도가 될 것이다.
토론토 중앙일보 편집팀 (news@koreadailytoron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