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
반려동물 가구가 급증하면서 바쁜 견주를 대신해 강아지를 산책시키는 '도그워커(Dog Walker)'가 유망한 서비스업으로 자리 잡았다. 하지만 최근 온타리오 법원의 판결은 도그워커가 단순히 개를 산책시키는 사람을 넘어, 사고 발생 시 견주와 동일한, 혹은 그 이상의 법적 책임을 지는 위험한 위치에 있음을 보여준다.
도그워커의 정의: 산책 대행자이자 '임시 소유자'
도그워커는 견주로부터 비용을 지불받고 정해진 시간 동안 반려동물의 운동과 외출을 담당하는 전문가를 말한다. 그러나 온타리오주 '개 소유주 책임법(DOLA)'은 이들을 단순한 서비스 제공자로 보지 않는다. 법은 사고 당시 개를 점유하거나 실질적으로 통제하고 있던 사람을 '소유자(Owner)'로 정의하며, 이에 따라 산책 중 발생한 물림 사고 등의 모든 책임을 도그워커에게 묻고 있다. 즉, 목줄을 쥐고 있는 순간만큼은 법적으로 그 개의 '주인'이 되는 셈이다.
지시 이행 중 사고 나도 책임은 도그워커 몫
최근 오샤와에서 발생한 100만 달러 소송 기각 사례는 도그워커의 위험한 처지를 극명하게 보여준다. 견주의 지시에 따라 반려견에게 신발을 신기려다 공격을 당해 중상을 입었음에도, 법원은 "사고 당시 개를 단독으로 통제하고 있던 도그워커가 위험을 판단했어야 한다"며 견주의 배상 책임을 인정하지 않았다. 견주의 집에 있었고 견주의 지시를 따랐음에도 불구하고, '통제권'이 도그워커에게 있었다는 이유만으로 법적 보호를 받지 못한 것이다.
안전 가이드라인 및 제도적 보완 필요성
이러한 법적 해석은 도그워커들에게 상당한 심리적·경제적 부담을 안겨준다. 전문적인 서비스를 제공하면서도 정작 사고 앞에서는 무방비로 노출되는 사각지대를 해소하기 위해 다음과 같은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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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험 거부권 명시: 개의 상태가 불안정하거나 위험한 지시(예: 공격성이 우려되는 장비 착용 등)라고 판단될 경우, 도그워커가 이를 거부할 수 있는 표준 계약서 도입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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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인 배상책임보험 활성화: 사고 시 도그워커 개인이 수억 원의 배상금을 감당하기 어려운 만큼, 업계 차원의 보험 가입 의무화나 견주의 보험에 '일시적 관리자' 특약 포함 등을 검토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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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전 성향 파악 의무화: 산책 전 반려견의 공격 이력이나 특이 사항을 서면으로 공유하도록 하고, 허위 고지 시 견주에게 엄중한 책임을 묻는 제도가 뒷받침되어야 한다.
사랑으로 보살피는 이들에게 '책임'만 지울 것인가
도그워커는 캐나다의 반려동물 문화를 지탱하는 중요한 한 축이다. 하지만 법원이 '관리하는 자가 곧 주인'이라는 원칙을 고수하는 한, 도그워커는 늘 100만 달러짜리 소송의 위험을 안고 산책로에 나서야 한다. 타인의 가족 같은 반려동물을 보살피는 이들의 헌신이 법적 미비로 인해 재앙으로 돌아오는 일은 없어야 한다. 이제는 도그워커를 단순한 '대행자'가 아닌, 법적 보호를 받을 권리가 있는 '전문 노동자'로 인식하고 그에 맞는 안전 시스템을 구축해야 할 때다.
토론토 중앙일보 편집팀 (news@koreadailytoron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