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
캐나다 해군의 전력을 획기적으로 강화할 수십조 원 규모의 차세대 잠수함 도입 사업이 종착역을 향해 달려가고 있다. 마크 카니 총리가 이끄는 연방 정부가 이르면 수 주 내에 최종 낙찰자를 발표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한국과 유럽의 방산 거물들이 캐나다 경제를 겨냥한 파격적인 '경제 보너스'를 내세우며 막판 스퍼트에 나섰다.
한화오션 '한국형 모델' vs 독일-노르웨이 '유럽 연합군' 격돌
현재 이번 수주전은 한국의 한화오션과 독일 티센크루프 마린 시스템즈(TKMS)-노르웨이 파트너십의 2파전으로 좁혀진 상태다. 한화오션은 한국 해군에서 성능이 입증된 KSS-III(도산안창호급) 모델을 제안하고 있으며, TKMS는 독일과 노르웨이 정부가 공동으로 추진 중인 212CD 잠수함 파트너십에 캐나다가 합류하는 방식을 제시하고 있다.
앵거스 톱시 캐나다 해군 사령관은 두 모델 모두 캐나다 군의 요구 사항을 충족한다고 밝힌 바 있어, 승부는 단순한 무기 성능을 넘어 어느 쪽이 캐나다에 더 큰 경제적 이익을 가져다줄 것인가로 옮겨가는 모양새다.
파격적인 경제 지원책… "자동차·철강 산업까지 아우른다"
카니 정부가 국방비를 활용해 12만 5,000개의 일자리를 창출하겠다는 '국방 산업 전략'을 추진함에 따라, 양측은 캐나다 기업들과 잇따라 협약을 체결하며 구애를 펼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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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오션: 캐나다 자동차부품제조협회(APMA)와 협약을 맺고, 수주 시 캐나다산 철강과 알루미늄을 사용해 캐나다에서 중장갑 군용 차량을 생산하겠다는 파격적인 공약을 내걸었다. 한화 측은 이 프로젝트가 약 2만 2,000개의 직접 일자리와 600억 달러 이상의 경제 활동을 유발할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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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KMS: 몬트리올 기반의 CAE와 잠수함 시뮬레이터 협약을 맺고, 마젤란 에어로스페이스와 어뢰 생산 협력을 논의하는 등 장기적인 산업 협력 모델을 강조하고 있다. 또한 리튬 채굴 기업인 E3 리튬과도 손을 잡으며 공급망 협력을 강화하고 있다.
지정학적 동맹의 새 장… "서구권 최대 규모의 잠수함 프로젝트"
전문가들은 이번 사업이 무기 구매뿐만 아니라 향후 30~40년간 이어질 장기적인 국가 간 파트너십을 결정하는 중대한 사안이라고 입을 모은다. 특히 미국이나 '파이브 아이즈(Five Eyes)' 국가의 입찰이 없는 상황에서 한국과 유럽 모델 중 하나를 선택하는 것은 캐나다의 외교·안보 지형에도 큰 변화를 예고한다.
데이비드 페리 캐나다 글로벌 어페어즈 연구소장은 "현재 서구권에서 진행 중인 가장 큰 규모의 재래식 잠수함 프로젝트"라며 이번 결정이 가질 무게감을 강조했다.
무기를 넘어 '경제 생존 전략'이 된 잠수함 수주전
이번 잠수함 사업은 캐나다 국방 역사상 유례없는 규모인 만큼, 정부의 고민은 깊을 수밖에 없다. 특히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위협 등으로 캐나다 자동차 및 철강 산업이 위기를 맞은 시점에, 한국의 한화오션이 제시한 '자동차 부품 업계와의 협력' 카드는 정부 입장에서 매우 매력적인 선택지가 될 수 있다. 반면 독일-노르웨이의 제안은 전통적인 우방국과의 강력한 정부 간 결속력을 보장하고 특히 EU와의 관계에 집중하고 있는 현재 캐나다 외교 방향과도 일치한다는 장점이 있다. 결국 마크 카니 총리의 선택은 '최신 기술의 도입'과 '자국 산업의 부활'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가장 완벽하게 잡아낼 파트너가 누구냐에 달려 있다.
토론토 중앙일보 편집팀 (news@koreadailytoron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