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론토)
"우리 편 보호해야" 검사의 빗나간 동료 의식이 초래한 재판 중단
온타리오주 법원이 경찰관을 위협하며 증언에 개입하려 한 검사의 부적절한 처신을 문제 삼아 진행 중이던 형사 재판에 중단(Stay) 판결을 내렸다. 마라 그린 판사는 4일 아머리 법원에서 열린 선고 공판에서, 마니 골든버그 검사가 객관성을 상실하고 증인으로 출석한 경찰관에게 폭언을 퍼부은 행위는 사법 시스템의 무결성을 심각하게 훼손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번 사건은 단순한 감정 분출을 넘어 공권력을 집행하는 검찰과 경찰의 유착 가능성을 시사했다는 점에서 법조계에 큰 충격을 주고 있다.
사건의 발단은 지난 2024년 8월, 오토바이 운전자가 교통 정리를 하던 경찰관을 치고 달아난 혐의로 기소된 재판 과정에서 발생했다. 피고인 측 증인으로 나선 에딘 하산베이직 경관이 "충돌이 정면충돌이 아니었으며, 부상 수준도 심각하지 않았다"고 증언하자, 이에 분노한 골든버그 검사가
법정 밖 복도에서 해당 경관을 강하게 질책하며 "가장 한심하고 수치스러운 증언"이라고 비난한 사실이 밝혀졌다. 특히 하산베이직 경관의 수첩 기록에 따르면, 골든버그 검사는 "우리는 우리 편을 보호한다(We protect our own)"는 발언까지 서슴지 않았던 것으로 드러났다.
법원 "검사의 거짓 증언 수용 불가" 영상 증거로 드러난 진실
마니 골든버그 검사는 법정에서 자신은 화를 내지 않았으며 해당 발언을 한 적이 없다고 전면 부인했다. 그러나 마라 그린 판사는 골든버그 검사의 주장을 신뢰할 수 없다고 판시했다. 법정 복도의 폐쇄회로(CCTV) 영상에는 음성은 담기지 않았으나, 검사가 고압적인 자세로 머리를 흔들며 손짓하는 등 격앙된 모습이 고스란히 포착되었기 때문이다. 그린 판사는 "골든버그 검사가 거짓말을 했다고 단정하기는 조심스러우나, 그녀의 증언을 받아들일 수 없다"며 검찰 측 주장의 신빙성을 일축했다.
법원은 이번 사태가 단순히 한 개인의 '운 나쁜 하루'로 치부될 사안이 아니라고 강조했다. 검사가 경찰관에게 "우리 편이 되어야 한다"는 메시지를 전달하는 것은 경찰 공동체 전체에 "검찰의 뜻을 따르지 않으면 불이익이 있을 것"이라는 무언의 압박을 가하는 행위와 다름없다는 해석이다. 또한 사건 담당 형사인 엘로이 실바가 동료들에게 "우리 중 한 명이 다쳤다는 점을 명심하라"는 이메일을 보낸 것 역시 경찰 내부의 편향된 시각을 여실히 드러낸 부적절한 행동으로 지목되었다.
사법 정의 실현을 위한 경종, 검찰의 높은 도덕적 잣대 요구돼
판결 직후 피고인 측 변호인단은 이번 결정이 사법 정의를 바로 세우는 중요한 이정표가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알렉사 배니스터 톰슨 변호사는 "검찰은 형사 재판의 공정성을 유지하기 위해 가장 높은 수준의 표준을 준수해야 하는 막중한 책임이 있다"며, 이번 판결이 검찰권 남용에 대한 강력한 경고 메시지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법원은 검찰과 경찰이 진실을 규명하기보다 '조직 논리'를 앞세워 증언에 압력을 행사한 정황이 명백하다고 판단해, 피고인의 위험 운전 혐의에 대한 기소 자체를 무효화했다.
캐나다 법조계 일각에서는 이번 사례를 계기로 검찰과 경찰 간의 업무 협조 가이드라인을 재정비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특히 검찰이 기소 유지라는 성과를 위해 경찰 증인을 압박하거나, 경찰 내부의 동료 의식이 객관적인 사실 보도를 가로막는 행태는 반드시 근절되어야 할 구태로 지적된다. 온타리오주 법무부는 이번 판결과 관련해 즉각적인 입장 표명을 피하고 있으나, 베테랑 검사의 비윤리적 행위가 재판 무효라는 초유의 결과로 이어진 만큼 내부 징계 및 재발 방지책 마련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시스템의 신뢰를 무너뜨린 '제 식구 감싸기'의 대가
이번 판결은 사법 시스템의 근간인 '객관성'과 '중립성'이 흔들릴 때 어떤 결과가 초래되는지를 극명하게 보여준다. 검찰은 범죄를 단죄하는 기관이기도 하지만, 동시에 피고인의 방어권을 보장하고 진실을 수호해야 하는 공익의 대표자다. 하지만 이번 사건에서 보여준 검찰의 태도는 진실 규명보다는 조직의 안위와 보복에 가까웠다. 법원이 내린 '기소 중단'은 피고인의 무죄를 증명해서가 아니라, 국가 기관이 저지른 절차적 불의가 재판을 지속할 수 없을 만큼 중대하다는 판단에 근거한다. 결국 '우리 편'을 보호하려던 검사의 빗나간 충성심이 오히려 법의 심판대를 무력화시키고 사법 정의에 오점을 남기는 결과를 낳았다.
토론토 중앙일보 편집팀 (news@koreadailytoron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