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론토)
주택 공급을 늘리기 위해 연방 정부와 온타리오 주정부가 내놓은 수조 원 규모의 지원책이 런던(London) 시에서는 오히려 주택 건설을 멈추게 하는 예상치 못한 부작용을 낳고 있다. 개발업체들이 곧 시행될 거액의 세제 혜택을 받기 위해 건축 허가 절차를 의도적으로 늦추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3월 30일, 연방 및 주정부는 향후 10년간 지자체 개발분담금(Development Charges)을 낮추기 위해 총 88억 달러를 투입하겠다고 발표했다. 초기 자금 지원이 이뤄지면 향후 3년간 관련 수수료가 절반 수준으로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이 발표 이후 런던 시 기획위원회에는 건축 허가 발급을 주저하는 업체들의 문의가 쏟아지고 있다.
“수만불 아끼자” 일단 멈춤… 런던 시, 중앙 정부에 조속한 가이드라인 촉구
런던 시의 스콧 매더스 부시장은 월요일 열린 기획 및 환경 위원회에서 "정부 발표 이후 개발업체들 사이에서 지금 허가를 받으면 나중에 적용될 감면 혜택을 받지 못할 것이라는 공포가 확산되고 있다"고 보고했다.
현재 런던 시의 개발분담금은 단독주택 기준 약 5만 564달러, 타운하우스(Row housing) 기준 3만 4,195달러에 달한다. 이 비용은 첫 번째 건축 허가가 발급될 때 전액 납부해야 하므로, 업체 입장에서는 수개월만 버티면 가구당 수천만 원을 절감할 수 있다는 계산이다.
스티브 레만 시의원은 "이런 지연이 계속되면 9월까지 달성해야 하는 연방 주택 가속화 펀드(Housing Accelerator Fund)의 목표치를 채우지 못할 수 있다"며, "이 경우 시가 받아야 할 2,000만 달러의 지원금을 놓치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디테일’ 빠진 정책 발표가 부른 시장의 왜곡
정부의 의도는 좋았다. 천정부지로 치솟은 개발 비용을 낮춰 주택 가격을 안정시키겠다는 취지다. 하지만 정확한 시행 시점과 소급 적용 여부 등 세부 사항이 빠진 채 발표된 ‘88억 달러’라는 숫자는 시장에 "지금 지으면 손해"라는 잘못된 신호를 보냈다.
특히 런던과 같이 성장이 가파른 지역에서 건설 성수기인 봄철에 이런 정체 현상이 빚어지는 것은 치명적이다. 개발업체들이 혜택을 기다리며 삽을 들지 않는 동안, 실제 집이 필요한 시민들의 기다림은 길어지고 건설 노동자들의 일감은 사라지고 있다.
정부는 지금이라도 구체적인 시행 날짜를 확정하거나, 발표일 이후 신청된 허가에 대해 소급 적용을 약속하는 등 시장의 불확실성을 즉각 해소해야 한다. 주택 위기는 말로 하는 선언이 아니라, 현장에서 실제로 벽돌이 쌓여야 해결되는 문제이기 때문이다. '정책의 선의'가 '현장의 마비'로 이어지지 않도록 정부의 신속한 후속 조치가 절실하다.
토론토 중앙일보 편집팀 (news@koreadailytoron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