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론토)
자신의 생후 4개월 된 아들을 아파트 쓰레기 배출구로 던져 숨지게 한 토론토 여성이 법원으로부터 형사책임이 없다는 판결을 받았다.
6일 토론토 고등법원의 제인 켈리 판사는 살인 혐의로 기소된 카레사 에드워즈(Karessa Edwards, 31)에 대해 조현병으로 인한 ‘형사책임 부적합(Not Criminally Responsible, NCR)’ 판결을 내렸다.
사건은 2024년 11월 20일 오전, 토론토 미드타운 로즈론 애비뉴(Roselawn Avenue)의 한 아파트에서 발생했다 당시 에드워즈는 남편 사디키 바카스가 심부름을 나간 사이, 머릿속에서 들리는 환청에 따라 생후 4개월 된 아들 아주리(Azuri)를 8층 쓰레기 배출구로 던졌다. 아주리는 건물 지하 쓰레기 수거실에서 심정지 상태로 발견되어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끝내 숨졌다.
진단되지 않았던 조현병과 산후우울증
재판 과정에서 증언한 법정 정신과 의사 마크 피어스 박사는 에드워즈가 20대 중반부터 환청과 피해망상 등 조현병 증세를 보여왔으나 적절한 진단을 받지 못했다고 밝혔다. 특히 범행 당시에는 산후우울증과 수면 부족, 칸나비스 사용 등이 겹쳐 증상이 급격히 악화된 상태였다. 에드워즈는 범행 직후 본인도 배출구로 뛰어내려 부상을 입었으며, 체포 당시 경찰 바디캠 영상에서도 극심한 혼란 상태를 보였던 것으로 나타났다.
이날 법정에서는 아들을 잃은 아버지 사디키의 절절한 피해자 영향 진술서가 대독되어 판사와 방청객들을 울렸다. 그는 아들에게 쓴 편지에서 "천사들이 내 외아들이자 미래, 내 삶인 너를 데려갔다. 시간이 약이라고들 하지만 이 고통이 영원히 남길 바란다. 너를 기억해야만 하루를 버틸 수 있기 때문"이라고 적었다. 켈리 판사는 판결문을 읽던 중 목이 메어 잠시 말을 멈추기도 했으며, "아주리는 단순한 사건 번호가 아니라 사랑스럽고 무기력한 아이였다"며 애도를 표했다.
‘비극적 면죄부’ 뒤에 가려진 정신건강 시스템의 구멍
생후 4개월 된 핏덩이를 쓰레기 통로에 던진 비인간적인 범죄에 대해 법원이 ‘무죄’와 다름없는 NCR 판결을 내린 것에 대해 누군가는 공분할지도 모른다. 하지만 이번 사건의 본질은 처벌의 유무보다 ‘왜 이 비극을 막지 못했는가’에 있다.
피고인은 이미 20대 중반부터 심각한 정신병적 전조 증상을 보였고 여러 차례 입원 전력까지 있었음에도, 적절한 치료와 관리 체계 밖에서 방치되어 있었다.
결국 이 사건은 개인의 일탈이라기보다 캐나다 정신건강 관리 시스템의 실패다. 진단되지 않은 조현병 환자가 출산 후 가장 취약한 상태인 산후우울증 시기를 지날 때, 사회적 안전망은 어디에도 없었다. 법원의 판결대로 에드워즈는 이제 병원에서 강제 치료를 받게 되겠지만, 사라진 어린 생명과 무너진 한 가정의 삶은 무엇으로도 보상받을 수 없다.
판사가 피고인에게 "약물 치료를 계속하는 것이 유일한 답"이라고 당부한 것처럼, 우리 사회 역시 정신질환자가 '시한폭탄'이 되지 않도록 촘촘한 상시 관리 체계를 구축하는 것만이 제2의 아주리를 막는 유일한 답일 것이다.
토론토 중앙일보 편집팀 (news@koreadailytoron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