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밴쿠버)
비씨(BC)주 노스밴쿠버의 한 카페에서 한인 업주를 향해 입에 담기 힘든 인종차별적 폭언을 퍼붓는 사건이 발생해 지역 사회가 발칵 뒤집혔다.
6일 현지 언론에 따르면, ‘킴스 카페(Kim’s Cafe)’의 주인 두이 킴(Dooyi Kim) 씨는 지난 주말 한 고객으로부터 인종차별적 공격을 받고 큰 충격에 빠졌다.
사건은 지난 토요일 오후, 한 고객이 카운터에 놓인 다른 사람의 포장 음식을 잘못 가져가면서 시작됐다. 한 시간 뒤 음식도 없이 돌아온 이 고객은 환불을 요구했고, 킴 씨가 자신의 실수가 아님을 설명하며 거절하자 첫 번째 충돌이 발생했다. 공개된 감시카메라 영상에서 이 고객은 “내 경찰 친구들이 여기 못 오게 하겠다”, “비즈니스를 아예 끊어버리겠다”며 위협적인 발언을 서슴지 않았다.
이민 신분 협박에 차마 담지 못할 욕설까지… SNS 공개 후 응원 확산
갈등은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킴 씨가 결국 환불을 해줬음에도 불구하고, 해당 고객은 다음 날 오전 다시 카페를 찾아와 킴 씨의 이민 신분을 조사하도록 하겠다며 협박을 이어갔다. 직원이 봉투에 이름을 쓰지 않아 실수가 발생했다며 책임을 전가하던 이 여성은 가게를 나가면서 “네가 속한 한국으로 돌아가라”, “너희 나라로 꺼져라”라며 욕설 섞인 인종차별적 폭언을 퍼부었다.
킴 씨가 이 영상을 인스타그램에 공유하자 단골손님들과 지역 주민들은 즉각 분노하며 지지의 목소리를 보냈다. 킴 씨는 아직 경찰에 정식으로 사건을 접수하지는 않았으나, 노스밴쿠버 연방기갑경찰(RCMP)은 해당 게시물을 인지하고 있으며 사실관계 확인을 위해 업주 측과 접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포용의 나라’ 캐나다의 민낯… 증오는 답이 될 수 없다
평화로운 주말 오후, 일터에서 “너희 나라로 돌아가라”는 말을 들어야 했던 업주의 심정은 감히 짐작조차 하기 어렵다. 이번 사건은 단순한 손님과 주인 간의 실랑이가 아니다. 상대방의 외모와 출신 국가를 공격의 수단으로 삼는 명백한 증오 범죄이자 인권 침해다. 특히 공권력(경찰)을 사적으로 이용해 비즈니스를 망치겠다거나 이민 신분을 걸고넘어지는 행위는 민주주의 사회에서 결코 용납될 수 없는 저열한 협박이다.
다행히 사건 공개 후 이어지는 지역 사회의 뜨거운 응원은 우리 사회에 여전히 ‘상식’이 살아있음을 보여준다. 하지만 온라인상의 응원만으로는 부족하다. 인종차별은 침묵할 때 더 독하게 번진다. 경찰의 철저한 조사와 엄중한 처벌은 물론, 다문화 사회인 캐나다에서 인종차별이 얼마나 심각한 범죄인지에 대한 사회적 경각심이 다시금 고취되어야 한다. 친절한 이웃으로 살아가는 이들이 단지 ‘다르게 생겼다’는 이유로 위협받는 일이 반복되어서는 안 된다.
토론토 중앙일보 편집팀 (news@koreadailytoron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