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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타리오 부부 '은행 사칭 사기'... 9만 달러 잃고 파산 위기
스코샤뱅크 발 ‘발신번호 조작’ 사기 주의보

토론토 중앙일보 편집팀 0
은행 고객센터 번호를 위조한 발신번호 변작(Spoofing)과 상담원 이름, 비즈니스 ID까지 파악한 치밀한 접근
서드버리 소재 ‘Mor In Pools and Spas’ 운영 부부, 하룻밤 사이 개인 및 사업용 계좌에서 9만 달러 이상 탈취당해
스코샤뱅크 측, "고객이 정보를 제공했다"며 피해 보상 및 대출 유예 등 모든 지원 거절
[은행 고객센터 번호를 위조한 발신번호 변작에 당한 딜린 길버트-르덕 부부. Youtube @CityNews 캡처]
[은행 고객센터 번호를 위조한 발신번호 변작에 당한 딜린 길버트-르덕 부부. Youtube @CityNews 캡처]
(토론토)
온타리오주 서드버리에서 비즈니스를 운영하는 한 젊은 부부가 은행을 사칭한 정교한 수법에 걸려들어 전 재산을 잃는 참변을 당했다. 6일 현지 언론 보도에 따르면, 지난 1월 수영장 및 스파 업체(Mor In Pools and Spas)를 인수한 딜린 길버트-르덕(Dilyn Gilbert-Leduc) 부부는 지난 3월 31일, 스코샤뱅크(Scotiabank)를 사칭한 사기단에 의해 9만 달러 이상의 피해를 입었다.

사건의 발단은 ‘발신번호 조작’이었다. 부부의 휴대폰에는 실제 스코샤뱅크 고객센터의 전화번호가 찍힌 부재중 전화가 여러 통 남겨져 있었다. 초기에는 사기를 의심해 정보를 주지 않고 지점을 직접 방문하겠다며 거절했으나, 사기단은 포기하지 않았다. 이들은 다시 전화를 걸어 자신들의 성명과 비즈니스 ID를 확인시켜 주었으며, 심지어 부부가 해당 번호로 다시 전화를 걸었을 때도 스코샤뱅크 상담원인 것처럼 전화를 받아 부부를 완벽히 안심시켰다.

정점 찍은 ‘번호 변작’ 수법… 은행은 “고객 과실”만 되풀이

사기단은 이미 부부의 개인 계좌와 비즈니스 계좌에서 돈이 빠져나가고 있다는 공포 분위기를 조성한 뒤, 계좌를 보호해야 한다는 명목으로 접근했다. 부부가 본인 인증 절차에 응하는 순간, 이들은 순식간에 계좌 내 모든 잔액을 가로챘다.

더 큰 문제는 사고 이후 은행의 태도였다. 스코샤뱅크 측은 사기단이 은행의 보안망을 뚫고 번호를 조작해 전화를 건 사실은 외면한 채, "고객이 스스로 정보를 제공했기 때문에 보상이 불가능하다"는 입장만 고수하고 있다. 부부는 당장 직원들의 급여와 모기지 상환, 어린 자녀의 양육비를 감당하지 못해 주변 지인들에게 손을 벌리고 있는 처참한 실정이다.

번호까지 복제하는 사기단… ‘개인 주의’에만 맡길 일인가

이번 서드버리 부부의 사례는 시사하는 바가 매우 무겁고도 어둡다. 피해자는 결코 부주의하지 않았다. 의심하고, 번호를 확인하고, 다시 전화를 걸어 확인하는 등 할 수 있는 모든 조치를 취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은행의 공식 번호와 상담원 정보를 그대로 복제한 사기단의 기술력 앞에 속을 수 밖에 없었다.

이런 상황에서 "정보를 건넨 것은 고객이니 은행 책임은 없다"는 논리는 대형 금융기관이 취해야 할 태도가 아니다. 사기단이 은행의 시스템 정보를 얼마나 파악하고 있는지, 발신번호 변작에 대한 기술적 방어망이 왜 작동하지 않았는지에 대한 은행의 자성적 조사가 선행되어야 한다. 전 재산을 잃고 길거리로 나앉게 된 고객에게 대출 유예라는 최소한의 자비조차 베풀지 않는 스코샤뱅크의 모습은 캐나다 금융 시스템에 대한 근본적인 신뢰를 흔들고 있다. 금융 당국은 이제 ‘개인의 조심’을 넘어선 ‘시스템의 방어’를 의무화하는 강력한 규제를 도입해야 할 때다.

토론토 중앙일보 편집팀 (news@koreadailytoronto.com)

※한인사회 및 지역사회에서 발생한 사건·사고, 불합리한 관행, 사회적 문제에 대한 제보와 취재 요청은 news@koreadailytoronto.com 으로 연락해 주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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