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
캐나다 총리가 국가 경제 성장 동력을 확보하기 위해 캐나다 주요 공항에 대한 외국 자본 투자와 민영화를 허용할 수 있다는 파격적인 입장을 내놨다. 6일 퀘벡주 미라벨을 방문한 카니 총리는 "우리는 외국인 투자에 완전히 열려 있다"며, 수조 원의 가치를 지닌 공항 네트워크에 외국인 지분 참여를 허용할 수 있음을 강력히 시사했다.
카니 정부의 이번 구상은 지난달 발표된 봄 경제 업데이트의 연장선상에 있다. 정부는 공항과 같은 공공 자산을 민간에 매각해 막대한 현금을 확보하고, 이를 인프라, 에너지, 제조 등 신성장 동력 분야에 재투자하겠다는 복안이다. 특히 미국과의 무역 전쟁으로 인해 경제적 불확실성이 커진 상황에서, 미국 이외의 국가들로부터 직접 투자를 유치해 경제 체질을 개선하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에어버스 190억 달러 잭팟… "이것이 우리가 원하는 외국인 투자 모델"
카니 총리는 이날 미라벨 에어버스 공장에서 열린 말레이시아 항공사와의 190억 달러 규모 항공기 매각 계약 체결식을 언급하며, "이것이 바로 우리 정부가 추구하는 외국인 투자 유치의 전형"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캐나다가 G7 국가 중 경제 규모 대비 외국인 직접 투자(FDI) 1위를 기록하고 있다는 점을 내세우며 공항 자산 매각이 서비스 질 향상과 자본 효율성 극대화를 가져올 것이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이에 대한 반대 목소리도 만만치 않다. 맥길 대학의 항공 관리 전문가 존 그래덱 강사는 공항 매각으로 최대 500억 달러의 자금을 조달할 수 있을 것으로 추정하면서도, 이러한 현금이 무역 전쟁 상황에서 정부의 '슈퍼차지(Supercharge)' 경제 약속을 이행하기 위한 유혹적인 수단이 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반면, 공공서비스노동조합(CUPE)과 유니포(Unifor) 등 주요 노조는 "민영화는 일자리를 위협할 뿐만 아니라, 투자자의 이익을 위해 여행객들에게 더 높은 수수료를 부과하는 결과를 초래할 것"이라며 결사반대 입장을 밝히고 있다.
공공 자산 매각이라는 ‘승부수’, 경제 성장의 열쇠인가 독이 든 성배인가
마크 카니 정부가 내세운 공항 민영화 카드는 전례 없는 경제 위기를 돌파하기 위한 '하이 리스크 하이 리턴'의 승부수다. 공공 부문에 묶여 있는 수십조 원의 자본을 시장으로 끌어내 국가 부국펀드를 조성하겠다는 발상은 카니 총리의 금융 전문가적 면모를 여실히 보여준다. 특히 트럼프 행정부와의 무역 마찰 속에서 제3국 자본을 유치해 미국 의존도를 낮추려는 전략적 움직임은 눈여겨볼 대목이다.
그러나 공항은 단순한 수익 시설이 아닌 국가의 관문이자 필수 기간 산업이다. 영국 히드로 공항의 사례에서 보듯, 민영화 이후 과도한 이용료 인상이나 관리 부실 문제가 불거질 우려가 크다. 국민의 자산인 공항을 팔아 마련한 자금이 정말로 미래 세대를 위한 생산적 분야에 쓰일지, 아니면 당장의 지표 개선을 위한 단기 처방에 그칠지는 정부의 투명한 운영에 달려 있다. '경제 성장'이라는 명분이 국민이 체감하는 '공공성 저하'와 충돌할 때, 카니 총리가 어떤 정치적 리더십을 발휘할지가 이번 민영화 논의의 핵심 관건이 될 것이다.
토론토 중앙일보 편집팀 (news@koreadailytoron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