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축구연맹(FIFA)이 승인되지 않은 업체에서 로고, 슬로건뿐만 아니라 ‘월드컵(World Cup)’이라는 단어 자체를 마케팅에 사용하는 것을 엄격히 금지
토론토 전역의 바(Bar)와 식당들은 월드컵 관전 파티를 준비하고 있으나, FIFA의 지나치게 세세한 상표권 규정이 '터무니없다'며 불만을 토로
허가받지 않은 상표권 사용 시 법적 소송이나 막대한 벌금이 부과될 수 있어 업주들의 각별한 주의 요구
(토론토)
월드컵 열기가 고조되는 가운데, 토론토의 지역 상권이 FIFA의 엄격한 상표권 보호 정책으로 인해 몸살을 앓고 있다. 6일 현지 보도에 따르면, FIFA는 공식 파트너사가 아닌 일반 비즈니스가 ‘월드컵’ 관련 명칭이나 로고를 무단으로 사용하여 이익을 취하는 행위에 대해 전례 없는 강력한 단속을 예고했다.
토론토 내 많은 스포츠 바와 펍(Pub) 업주들은 손님들을 끌어모으기 위한 ‘월드컵 관전 파티’나 관련 프로모션을 계획 중이지만, FIFA의 상표권 가이드라인이 지나치게 포괄적이고 까다롭다고 비판하고 있다. 단순한 로고 복제뿐만 아니라 ‘World Cup’이라는 일반적인 명사 사용조차 제재 대상이 될 수 있다는 소식에 업계는 "지역 비즈니스의 축제 분위기 조성마저 가로막는 처사"라며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단어 하나에 법적 조치까지?"… 영세 업주들 '울며 겨자 먹기' 주의
FIFA는 브랜드 가치 보호를 위해 공식 후원사가 아닌 업체들이 월드컵의 인기에 무임승차하는 '앰부시 마케팅(Ambush Marketing)'을 철저히 차단해 왔다. 그러나 이번에는 그 수위가 일반 자영업자들의 홍보 문구 하나하나까지 미치면서 논란이 증폭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FIFA가 전 세계적으로 강력한 법무 팀을 가동하고 있는 만큼, 영세한 업소들이 단순히 단어를 사용했다가 거액의 손해배상 소송에 휘말릴 수 있다"고 경고한다.
이에 따라 토론토의 바 업주들은 법적 책임을 피하기 위해 ‘월드컵’이라는 직접적인 표현 대신 ‘축구 축제’나 ‘글로벌 토너먼트’와 같은 우회적인 표현을 고민해야 하는 처지에 놓였다. 축구 팬들로 붐벼야 할 대목을 앞두고, 상표권이라는 거대 장벽 앞에 가로막힌 소상공인들의 한숨이 깊어지고 있다.
거대 자본의 권리 보호와 지역 상권의 활력
FIFA의 상표권 보호 의지는 이해할 수 있다. 수조 원의 후원금을 지불한 공식 파트너사들의 권리를 지켜주는 것은 상업적 스포츠 이벤트의 핵심 원칙이다. 하지만 문제는 그 적용의 유연성이다. 동네 작은 식당이 내건 "월드컵 경기 상영"이라는 문구가 과연 거대 기업의 마케팅 효과를 침해하는 행위인지, 아니면
축제의 저변을 넓히는 자발적인 문화 현상인지는 따져볼 일이다.
스포츠와 문화예술공연등은 대중의 열기가 있을 때 비로소 그 가치가 빛난다. FIFA의 경직된 법적 대응은 자칫 축제를 즐기려는 시민들과 이를 지원하는 소상공인들의 열망에 찬물을 끼얹을 수 있다. 글로벌 브랜드로서의 권리 주장도 중요하지만, 지역 공동체와 상생하며 자연스럽게 녹아드는 유연한 가이드라인 마련이 아쉽다.
지나치게 날 선 법적 잣대는 결국 '모두의 축제'라는 월드컵의 본질적인 의미를 퇴색시킬 수도 있음을 기억해야 한다.
토론토 중앙일보 편집팀 (news@koreadailytoron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