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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저작권 분쟁, 판결은 ‘초기 단계’
캐나다∙미국간 소송 증가… 정책 변화 주목

임영택 기자 2025-03-10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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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나다) 인공지능(AI) 기업과 저작권 보유자 간의 법적 분쟁이 이어지는 가운데, 최근 미국 법원이 AI 기업의 저작물 사용을 제한하는 판결을 내리며 출판사들이 초기 승리를 거뒀다.

지난 2월 중순 미국 법원은 법률 연구업체인 로스 인텔리전스(Ross Intelligence)가 경쟁사인 톰슨 로이터(Thomson Reuters)의 법률 데이터베이스 ‘웨스트로(Westlaw)’ 콘텐츠를 무단으로 사용한 것이 저작권법 위반이라고 판결했다. 이는 AI 학습용 데이터로 저작물을 사용할 수 있는지에 대한 논란 속에서 나온 첫 번째 주요 판결 중 하나다.

하지만 이와 같은 판결이 AI 기업이 저작권 보호된 콘텐츠를 학습 데이터로 사용할 수 있는지에 대한 최종적인 결론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캐리스 크레이그 요크대 법학부 교수는 “해당 논의가 꽤 오래 지속됐지만, 여전히 초기 단계”라며 “여러 사건이 동시다발적으로 진행되고 있어 최종적인 법적 방향이 불분명하다”고 설명했다.

캐나다에서도 AI 기업을 상대로 한 저작권 소송이 증가하고 있다. 캐나다언론협회(The Canadian Press)를 포함한 캐나다 언론사들은 지난해 11월, 오픈AI가 뉴스 콘텐츠를 무단으로 사용했다며 온타리오 법원에 소송을 제기했다.

또한 지난 2월 중순, 뉴욕에서는 토론토 스타의 소유주를 포함한 미국 주요 언론사들이 캐나다 AI 기업 코히어(Cohere)를 상대로 저작권 침해 소송을 제기했다. 뉴욕타임스는 오픈AI와 마이크로소프트를, 월스트리트저널과 뉴욕포스트의 모회사인 뉴스코프는 AI 검색 엔진 퍼플렉시티(Perplexity)를 상대로 별도의 소송을 진행 중이다.

제인 긴즈버그 미국 컬럼비아대 법학부 교수는 “현재 제기된 수십 건의 AI 관련 저작권 소송 중 실질적인 판결이 나온 것은 단 한 건뿐”이라며 “대부분의 사건이 절차적 문제를 다루는 초기 단계에 있다”고 밝혔다.

크레이그 교수는 미국 판결이 캐나다 법원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지는 않지만, 참고자료로 활용될 가능성은 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미국 사례가 캐나다 법원의 방향을 결정하지는 않겠지만, 일정 부분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말했다.

법원의 판단과 별개로, 각국 정부도 AI의 저작권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정책적 대응을 검토 중이다. 캐나다 정부는 최근 AI 관련 저작권 문제에 대한 공청회를 열고, 이해관계자들의 의견을 취합한 보고서를 발표했다. 정부는 “생성형 AI가 제기하는 저작권 문제를 해결할 방안을 계속 검토 중”이라며 향후 정책 변화 가능성을 시사했다.

영국에서는 창작자가 명시적으로 ‘거부’하지 않는 한 AI 기업이 저작물을 학습 데이터로 사용할 수 있도록 허용하는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 이에 반발해 엘튼 존, 폴 매카트니 등 1,000명의 음악가들이 침묵의 앨범을 발표하며 항의의 뜻을 나타냈다.

크레이그 교수는 “캐나다에서는 아직 명확한 합의가 이뤄지지 않았으며, 최종 결정은 정치적 요인과 미국•유럽 등의 정책 변화에 따라 달라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또한, 캐나다에서는 조만간 연방 총선이 치러질 가능성이 있어, 법 개정 논의는 선거 이후로 미뤄질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AI 기업과 콘텐츠 보유자 간의 법적 공방이 이어지는 가운데, 일부 기업들은 이미 저작권자와 협력하는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다. AP통신은 오픈AI 및 구글의 AI 서비스 ‘제미니(Gemini)’와 콘텐츠 제공 계약을 체결했으며, 긴즈버그 교수는 “저품질 데이터로 학습한 AI가 재학습을 거듭할수록 품질이 저하될 수밖에 없다”며 “AI 기업들은 결국 고품질 데이터를 확보하기 위해 저작권 보유자와 협상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AI 저작권 문제를 둘러싼 법적 논쟁이 이어지는 가운데, 향후 법원 판결과 정책 변화가 AI 산업과 콘텐츠 제작자들에게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임영택 기자 (edit@cktimes.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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