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 미국과의 무역 갈등 속에서 캐나다산 제품을 강조하려는 움직임이 확산하고 있다. 이에 다국적 식음료 기업들도 자사 제품이 캐나다에서 생산되고 있음을 적극적으로 홍보하고 있다.
지난 주말 열린 슈퍼볼에서 방영된 크래프트 하인즈(Kraft Heinz)의 새로운 광고가 대표적이다. 몬트리올 공장에서 촬영된 해당 광고는 불과 일주일 만에 제작되었다. 시몽 라로슈 크래프트 하인즈 캐나다 CEO는 "필라델피아 크림치즈, 크래프트 피넛버터, 하인즈 케찹, 크래프트 샐러드 드레싱, 크래프트 싱글즈, 클래시코 파스타 소스 등 우리가 판매하는 제품의 70%가 캐나다에서 생산된다"고 강조했다.
이 같은 흐름은 최근 미국이 캐나다산 수입품에 대한 광범위한 관세 부과 발표 이후 더욱 가속화됐다. 저스틴 트뤼도 총리는 이에 맞서 캐나다도 보복 관세를 준비 중이라고 밝혔으며, 현재 양국은 한 달간의 협상 기간을 갖고 있다. 그러나 소비자들 사이에서는 국내 기업을 지원하려는 움직임이 커지고 있으며, 이에 기업들도 캐나다산 제품을 강조하는 마케팅에 집중하고 있다.
그러나 '캐나다산'을 판별하는 것은 쉽지 않다. 크래프트 하인즈뿐만 아니라 허쉬(Hershey), 펩시코(PepsiCo)와 그 자회사 프리토레이(Frito-Lay), 그리고 오레오와 리츠 크래커를 생산하는 몬델리즈 인터내셔널(Mondelez International)도 캐나다에서 제품을 생산하고 있다. 맥주 업계도 마찬가지다. 몰슨 쿠어스(Molson Coors)는 캐나다 전역에 9개 양조장을 운영하며 블루문, 밀러, 아리조나 하드티 등을 국내에서 생산하고 있다.
캐나다 정부도 자국 제품 소비를 강조하고 있다. 트뤼도 총리는 2018년 무역 갈등 당시 하인즈 케찹이 프렌치 케찹으로 대체된 사례를 언급하며, 이번에도 비슷한 변화가 일어날 수 있다고 시사했다. 이에 크래프트 하인즈는 2020년부터 캐나다산 토마토로 다시 케찹을 생산하기 시작했다.
기업들은 제품의 '캐나다산' 여부를 더욱 분명히 알리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크래프트 하인즈는 필라델피아 크림치즈 등의 제품 패키지를 개편할 예정이며, 매장에서 캐나다산 제품을 강조하는 스티커 및 홍보물을 배포할 계획이다.
라로슈 사장은 "북미의 공급망이 미국과 캐나다 서로 매우 통합되어 있어 '캐나다산'을 명확히 구분하는 것이 쉽지는 않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기업들은 소비자들의 'Buy Canadian' 움직임이 강화됨에 따라 캐나다산 제품을 강조하는 마케팅을 계속 강화할 것으로 보인다. 소비자들이 이러한 메시지에 얼마나 공감할지는 앞으로의 시장 변화에 중요한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임영택 기자 (edit@cktimes.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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