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론토) TD은행의 차기 대표이사로 한국계 레이먼드 천(54)이 내정되며, 한인 사회에 큰 관심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캐나다의 주요 은행 중 하나인 TD은행에서 한국계 인사가 대표로 임명된 것은 처음으로, 금융계는 물론 한인 사회에서도 큰 주목을 받고 있다.
천 씨는 1968년 한국에서 태어나 4살 때 가족과 함께 캐나다로 이주했다. 그는 웨스턴 대학교에서 학사 학위를, 퀸스 대학교에서 경영학 석사(MBA) 학위를 취득하고, 1992년 TD은행에 입사했다. 이후 경영진으로서의 목표를 설정하고 꾸준히 경력을 쌓아왔다. 한국계로서 그는 대형 금융 기관의 최고 경영자 자리까지 오르며 한인 커뮤니티에 새로운 이정표를 세웠다.
천 씨는 2021년 자산 관리 및 보험 부문 책임자로 임명된 이후, 2023년 12월 캐나다 개인 금융 부문 이사으로 승진했다. 그리고 불과 1년 만에 19일(목), 은퇴를 발표한 바랏 마스라니 현 대표이사의 후임으로 지명되며 그의 급속한 승진이 주목받고 있다. 그의 이번 임명은 TD은행의 자금세탁방지(AML) 문제로 인한 대표이사의 교체 필요성이 제기된 가운데 이루어졌다. TD은행은 미국 규제 당국으로부터 30억 달러 이상의 벌금을 예상하고 있어, 마스라니의 퇴진과 천 씨의 승진이 동시에 이루어진 것이다..
은행권에서는 대부분 “바랏 마스라니의 퇴진은 예상된 일이었지만, 그의 후임으로 레이먼드 천이 내정된 것은 상당히 놀라운 일”이라고 평가했다. 한 은행권 관계자는 레이먼드 천이 TD의 미국 문제와는 직접적으로 연관이 없지만, 은행권에서 기대했던 외부 인사가 아닌 내부 인물이라는 점에서 의외라고 밝혔다.
천 씨는 한국계로서 겪은 어려움도 털어놓았다. 그는 내성적인 성격으로 대중 앞에서 연설하거나 자신을 표현하는 일이 쉽지 않았다고 말하며, “경영진으로서의 목표를 세우기까지 많은 노력이 필요했다”고 회고했다. 그는 지난 2016년 캐나다한인장학재단과의 인터뷰에서 “입사 3~4년 후 회사의 경영진이 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고 밝히며, “그 목표를 이루기 위해 꾸준히 준비해 왔다”고 강조했다.
TD은행은 이번 대표이사 선정을 내부 및 외부 시장을 모두 고려한 긴 경쟁 과정을 통해 결정했다고 밝혔다. 마스라니 대표는 “레이먼드가 치열한 경쟁 속에서 최종적으로 선정되었으며, 그의 리더십이 앞으로 TD은행의 중요한 전환점이 될 것”이라며 기대감을 드러냈다.
이를 통해 TD은행은 미국 자금세탁방지 문제를 해결하고, 캐나다 내에서의 입지를 더욱 강화할 계획이다. 한인 사회는 물론 캐나다 금융계에서도 그의 행보가 주목받고 있으며, 천 씨의 지휘 아래 TD은행이 어떠한 전략적 변화를 모색할지 귀추가 주목된다.
김태형 기자 (edit@cktimes.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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