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난히 길었던 여름이 지나고 천고마비의 가을 추수감사절을 앞두고 있다.
추수감사절은 전쟁과 가뭄 없이 번영하고 평화롭게 살 수 있도록 도와주신 하나님께 감사 드리는 날을 의미한다. 오늘날 추수감사절은 멀리 떨어져 있던 가족들이 다시 만나 정을 나누고 유대를 강화하는 시간으로 이해하고 있다.
고국 한국에서는 추석연휴를 맞이해 민족 대이동이 일어나고 조상의 은덕을 기리는 민족 최대의 명절로 지내고 있는데, 이민의 삶을 사는 캐나다 한인들에게 추수감사절의 의미는 많이 퇴색되고 있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그러므로 이곳에서 매년 추수감사주일을 맞이하는 한인동포들, 특히 한인 1.5-2세들 마음 속에는 무엇이 들어있는지 묻고 싶은 시간이다.
늙은 부모의 재산을 노리는 못된 자식의 마음이 우리 안에는 없는지 스스로 돌아보고 반성해야 하는 건 아닌지 깊은 성찰이 필요한 시점이다. 비뚤어진 인간의 마음, 속물화된 의식구조를 타파하고 계도해야 할 성직자들은 과연 그런 역할과 책임을 제대로 실천하는지도 되묻고 싶다.
하나님을 믿는 젊은이들이여. 지금 이곳에 내가 있기까지 나를 둘러싼 상황에서 여러 사람의 도움의 손길이 큰 힘이 되었다는 걸 명심해야 한다. 나의 나 된 것은 나의 능력과 실력의 결과물이 아니라, 보이지 않는 곳에서 나를 도운 나라와 민족의 손길이 있다는 것을 잊어서는 안 된다.
단재 신채호 선생은 “역사를 모르는 민족은 망한다”고 설파했다. 그의 말에 의하면 기억하지 않는 역사는 되풀이되고 비극은 반복된다. 역사를 망각한 민족에게 미래는 없다. 나아가 역사를 모르면 도덕적인 삶이 어려울 것이다.
고국 대한민국의 사정은 또 어떤가? 눈부시게 발전하는 선진국 위상을 무색하게 할 정도로, 야당의 법안 강행 처리와 여당의 극력 저지라는 역할극은, 배역만 바뀌었을 뿐, 지겨울 정도로 반복되고 있다. 대국민 설득은 보기 어렵고 법안 처리와 저지라는 목표에만 충실한 정치 모리배의 모습을 보여줄 뿐이다. 국민의 눈높이에 맞추려는 자세는 온데간데 없는 정치인의 행태는 우리를 슬프게 한다.
젊은이들이여. 추수감사절의 의미를 깊이 반추하며 미래를 꿈꾸기 바란다. 자신의 자리에서 성공을 이룬 많은 사람이 감사와 긍정의 힘에 대해 말하고 있다. 모든 기쁨이 초석은 감사며, 감사하는 태도가 우리를 기쁘게 한다는 걸 명심하라. 오프라 윈프리가 이렇게 말했다. “삶을 바꾸기 위해 할 수 있는 일 중 한 가지는 가진 것에 감사하는 것이다. 많이 감사할수록 더 많이 얻게 될 것이다.”
어제는 이미 지나갔으며 내일은 아직 오지 않았다. 그러므로 귀한 선물인 오늘에 충실하고 감사하는 마음을 가져야 하는 건 우리에게 주어진 가장 현명한 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