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태 알 주먹밥
늘 굼떠서 이제나 저제나 목을 빼고 기다리게 하는 토론토의 봄은 해마다 늘 나를 애 태우곤 한다. 5주간의 긴 여행을 며칠 남겨두고 있는 시점에서 정말 거짓말처럼 날씨가 따뜻해지고 있었다. 작지만 내가 정말 애정하는 텃밭도 한번 뒤집어 주어야 하고 씨앗도 심어야 한다는 생각에 마음이 조급해졌다. 아무리 날씨가 따뜻해도 지금은 그 시기가 아니라는 걸 알면서도 말이다. 생각난 김에 미뤄 두었던 씨앗 나누기를 시작했다. 해마다 이른 봄이면 씨앗을 보내오는 친구 꽃집 아저씨의 선물은 텃밭을 하는 주변 몇 친구의 일년 농사를 풍요롭게 하고는 하는데 적갓이나 상치, 파, 들깨, 고추, 애 호박 등의 씨앗을 골고루 나누어 작은 지퍼백에 담고 겉애 친구들의 이름을 적었다. 친구들은 마음 설레며 내가 나누어 줄 씨앗을 기대하고 있었다. 그러면서 나의 올해 씨앗 심기는 친구 집사님께 슬쩍 미루어 버렸다.
1년이면 한번씩 어김없이 찾아 오는 봄이지만 물러가는 동장군도 찾아 오는 새순도 점점 감사한 마음이 드는 건 내가 살아온 세월이 꽤 되었기 때문일까. 지친 나를 위로하고 또 살아갈 후반생을 고민할 이번 여행길이 마치 굉장한 의식인 양 기다려지는 쉰 다섯번째 나의 봄이 큰 걸음으로 성큼 다가오고 있다.
재료
감태 8장, 액젓 2t, 설탕 1T, 참기름 2T, 깨소금 1T, 밥 2공기, 소금과 참기름 약간, 알 2T.
이렇게 만들게요~~
더 맛있는 제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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