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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론토 중앙일보
이아진의 Food Story

계란 절임

이아진 2023-12-07 0

계란 절임  


어느 날 딸랭이가 계란을 몇 분을 삶아 어쩌고 저쩌고 해서 뭘 만들고 싶다고 말했다. 가만히 듣고 있자니 계란 장조림을 말하는 것 같았다. 우리 딸랭이로 말할 것 같으면 유치원 시절에도 겨우 수저통만 들어 있는 유치원 가방조차 아줌마가 대신 들어 주며 우쭈쭈 우쭈쭈 키워 23살이 된 지금에서야 할 줄 아는 음식이 무려 (아이케아 대접이 있다는 전제하에) 라면과 계란 후라이가 전부인 아이다. 부엌일은 관심도 없고 하고 싶어 하지도 않으면서 입맛만 발달한 얄미움을 장착한 이 아이가 장조림 같은 이 음식에 왜 꽂혔는지 모르겠으나 장조림이네 하는 나에게 장조림은 아니라고 우기며 이 음식을 만들어 봐야겠다고 한다. 나한테는 덩치만 큰 아직도 아기 같은 존재라 오냐 하고 싶은대로 해 봐라 해 주었으나 옆에서 보고 있자니 답답해 견딜 수가 없다. 어떤 영상을 켜 놓고 어찌 어찌 만든 이 음식은 요새 외국 인플루언서들이 어처구니 없는 방식으로 한국 음식을 재 해석 해서 만드는 영상 중 하나인 것 같았는데 본인이 만들며 즐거웠으면 되었다 하며 어질러 놓은 부엌을 치웠다. 하루는 재워야 맛이 배이는 이 계란 절임의 포인트는 반숙이었는데 이게 뭐라고 설레는 마음을 가지고 있던 모양인지 다음날 뚜껑을 여는 애기의 얼굴은 기대로 환했다. 그 음식은 나름 애기 마음에 썩 흡족했던지 아니면 본인이 만든 책임감 때문인지 맛있게 밥 한 공기를 비워 내었다.  


https://www.youtube.com/channel/UCy0NmtPgsPDPaREaxZF_Q6g 


재료

삶은 계란 6개, 간장 1/2컵, 물 1/2컵, 꿀 1/4컵, 마늘 2톨 분 다진 것, 매운 칠리 고추 3개, 파 1대.  



이렇게 만들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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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맛있는 제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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끓는 물에 6-7분 삶으면 반숙이 되어요. 완숙을 원하시면 8-9분 삶아 주어요.

간장물이 닿지 않는 부분은 물이 들지 않으니 한 번씩 통을 흔들어 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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