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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회 개혁의 시작은 회개입니다

김윤규 2024-11-01 0

1517년 10월 31일 마틴 루터(Martin Luther: 1483-1546)는 영적 분노를 느끼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자신이 섬기고 있었던 비텐베르크(Wittenberg) 대학교 부속 교회 정문에 95개조의 반박문을 붙이게 됩니다. 루터의 영적 분노가 폭발한 것은 로마 카톨릭 교회가 베드로 성당의 보수와 중축(重築)을 목적으로 돈을 모으기 위해서 강제적인 면죄부(면벌부) 판매를 하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죄를 사하여 주는 증서로서 면죄부가 처음 등장한 것은 십자군 전쟁입니다. 교황 우르바노 2세(Urbanus II: 1088-1099 재위)는 전쟁에 참여할 군사들을 격려하는 목적으로 면죄부를 발급해 주었습니다. 그러므로 이 증서를 가지고 있는 자들은 구원을 받을 수 있다고 주장하였습니다. 그러나 면죄부는 전쟁에 참여한 자들뿐만 아니라, 전쟁에 참여하지 않은 귀족들에게도 돈을 받고 팔아서 전쟁의 자금으로 사용을 하였습니다.


면죄부가 다시 등장한 것은 교황 율리우스 2세(Julius II; 1503-1513 재위)가 베드로 성당을 건축하기 위해서입니다. 그리고 율리우스의 후임인 레오 10세(Leo X; 1513-1521 재위)도 베드로 성당의 보수와 중축을 위해 1513년에 면죄부를 다시 판매하기 시작하였고, 요한 테첼(Johann Tetzel; 1465-1519)이 면죄부 판매 책임자가 되었습니다. 당시 테첼은 죽은 자들에게도 면죄부를 판매하기 위해서 이러한 어리석은 주장을 하였습니다.


“연보궤에 돈이 짤랑하고 떨어지는 순간 영혼이 연옥으로부터 훌쩍 풀려난다”


루터는 이러한 모습을 보면서 영적 분노를 느꼈습니다. 그런데 이러한 영적 분노는 예수님께서도 동일하게 드러내셨습니다. 예수님 당시에 재건하고 있었던 성전은 솔로몬 성전이 아니라 스룹바벨 성전입니다. 페르시아(바사) 왕 고레스에 의해서 이스라엘 백성들이 예루살렘에 귀환하였을 때에 그들은 바벨론 느브갓네살 왕에 의해 파괴된 솔로몬 성전을 대신하여서 스룹바벨 성전을 건축하였습니다(BC 516년경). 그러나 스룹바벨 성전도 BC 169-7년경 시리아의 왕 안티오쿠스에 의해서 1차 파손이 되었고, 마카비 왕조에 의해서 다시 재건된 성전은 BC 67년경 로마의 폼페이우스 장군에 의해서 또다시 파손되었습니다. 이러한 성전은 유대인 유화 정책을 폈던 헤롯에 의해서 재건되었는데 BC 20년경에 착공이 된 성전의 외벽 공사에만 9년 정도의 시간이 걸렸습니다. 그리고 성전의 내부 공사는 AD 63/64년경에 완성이 되었습니다.


1세기 역사학자인 요세푸스는 당시 성전에 사용한 대리석의 크기를 기록해 놓았는데 돌 하나의 길이가 25 cubits(37.5 feet; 11.43m), 높이가 8 cubits(12 feet; 2.43m), 너비가 12cubits(18 feet; 5.48m)이라고 기록하고 있습니다(Josephus Antiquities of the Jews 15.11.3(392).이러한 공사를 위해서 유대교의 종교 지도자들은 여인들의 뜰에 13종류의 나팔 모양의 헌금함을 만들어 놓고 헌금을 강조하였습니다. 이러한 상황 가운데에서 예수님께서는 예루살렘 성전이 “돌 하나도 돌 위에 남지 않고 무너뜨려지리라”(막 13:2)라고 예언하십니다.


교회의 지도자들이 복음으로 이 땅에 오신 예수 그리스도를 자랑하지 않고, 건물을 자랑할 때에 교회는 타락하게 되었고 하나님으로부터 심판을 받았습니다. 그러므로 루터가 95개조의 반박문에서 가장 먼저 언급하는 내용은 회개입니다.


제1조: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께서 “회개하라”(마 4:17)고 하셨을 때, 이는 믿는 자의 삶 전체가 회개하는 삶이어야 함을 말씀하신 것이다.


루터가 언급하는 회개는 단순히 내적인 회개만을 언급하는 것이 아니라 행동의 변화를 촉구하는 회개입니다. 이러한 의미에서 ‘회개’(metanoia: repentance)는 마음의 변화(change of mind)와 인간의 관점/차원의 변화 (the human dimension of conversion)를 가져오는 행동입니다. 그러므로 진정한 회개는 하나님께서 힐기야의 아들 예레미야를 부르셔서 소명을 주시는 모습처럼 죄악을 뽑고, 파괴하고, 파멸하고, 넘어뜨리고 다시 말씀으로 새롭게 건축하고 심는 과정입니다(렘 1:10). 결과적으로 진정한 회개는 죄악과 타협하는 모습이 아니라 그 죄악의 근원을 완전히 제거하고 말씀 위에 다시 세우는 재창조입니다.


우리가 종교 개혁 507주년을 맞이하면서 종교 개혁의 3대 모토가 되었던 ‘오직 믿음’(sola fide), ‘오직 은혜’(sola gratia), ‘오직 성경’(Sola scriptura)을 강조하는 이유는 복음의 본질을 잊어버리지 않기 위해서입니다. 교회가 복음의 본질을 잊어버리고 비본질적인 것들로 신앙의 기준을 세울 때에 교회는 타락합니다.


(막 1:15) 이르시되 때가 찼고 하나님의 나라가 가까이 왔으니 회개하고 복음을 믿으라 하시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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