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깡패와 정치의 금도 '포용하고 설득하는 아량을'

윤방현 2023-03-24 0

깡패와 정치의 금도 '포용하고 설득하는 아량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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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 권력을 가지고 장난하면 그게 깡패지 대통령인가” 


이는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최근 자신에 대한 체포동의한 표결과 검찰 수사를 앞두고 윤석열 대통령을 향해 쏟아낸 말이다. 이는 대통령을 폭력배에 비유한 것으로 갈수록 그 발언 수위가 높아지고 있다. 이에 반해 국민의힘은 “이재명, 막말로 인성 바닥 드러내, 짐승도 두려움 떨면 목소리 높아져"라고 맞받아쳤다. 한쪽은 대통령을 깡패로 여기고 다른 한쪽은 이렇게 막말하는 야당 대표를 짐승으로 몰아가고 있다. 문자 그대로 목불인견 (目不忍見), 눈뜨고 볼 수 없는 후패한 정치의 단면이며, 영천세이 (潁川洗耳), 흐르는 물에 귀를 씻고 싶은 심정이다. 대한민국의 미래를 책임진 여야 두 거대정당이 작금에 보여주는 행태는 마치 마주보고 달려드는 자동차 중 먼저 피하는 차가 패배하는 Chicken Race를 보는 것만 같아 아슬아슬하기만 하다.  


세계 10대 경제대국에 이름을 올린 대한민국에서 왜 나라의 미래를 책임져야 할 정치는 후진성을 면하지 못하는 걸까. 조국을 사랑하는 필부의 마음에 이는 파문은 의문을 낳고 의문은 회의를 낳고 회의는 고뇌를 불러일으킨다. 무릇 정치인은 정치적 견해를 같이하는 사람들과 함께 정당을 만들어 국가의 방향성과 국민을 위한 정책을 만들고 국민에게 호소해서 지지율을 높이고 이를 발판으로 궁극적으로 권력을 쟁취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는 집단이다. 그 과정에서 각 정당은 전문적인 정책보좌관들의 도움을 바탕으로 올바른 정책대안을 제시하고 입법활동을 통해 실제 정책으로 현실화하는 것을 가장 중요한 책무로 여기는 집단적 조직이다. 이것이 우리가 알고 있는 정당의 존재 이유다. 정치의 필요성과 당위성에 대해서는 총론에 있어 여야를 막론하고 이견이 없다. 그러나 정책을 실현하고 국민의 동의를 구하는 과정에서 필연적으로 발생하는 다양한 가치관과 의견 대립을 대화를 통한 설득과 타협으로 풀어야 하거늘, 그러지 못하는 것이 대한민국 정치의 부끄러운 자화상이다. 


대선 이후 여야 정당이 보인 잘못된 정치적 시각과 행태는 우리 정치의 난맥상을 엿볼 수 있게 해준다. 더불어민주당은 대장동 개발 비리 의혹의 중심에 있는 이재명 당대표를 구하기 위해 방탄국회를 한다는 비난에서 자유로울 수 없는 입장이다. 더불어민주당 자체가 전정권인 문재인 정권의 정치적 기조와 신념을 이어받은 정당 아닌가. 결과론적으로 하는 얘기겠지만 문재인 정권의 치적이 무엇인지 기억하는 국민은 별로 없는 반면에 무엇이 문제였는지는 명확하게 기억한다. 

한반도 비핵화와 종전선언이라는 망상에 빠져 북한 김정은에게 굴종하는 자세를 보인 대북정책의 결과가 지금 북한이 하루가 멀다하고 대륙간탄도미사일을 쏘아대고 핵무력 완성을 과시하는 현실로 돌아오지 않았는가. 그런 잘못을 다시 되풀이하지 않기 위해 국민은 보수당인 국민의 힘의 윤석열을 선택했다. 윤석열이 좋아서가 아니라 문재인 정권이 싫어서 선택한 것이다. 그렇다면 더불어민주당은 하루속히 비현실적인 종북좌파 이념에서 벗어나 현실적으로 국민을 이롭게 하는 정책대안을 제시하는 정당으로 거듭나야 한다. ‘대깨문’ ‘조국 수호’ ‘개딸’로 이어지는 맹종과는 이별을 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도덕적, 정치적으로 때묻지 않고 건전하고 합리적인 정책대안을 제시할 수 있는 참신한 리더쉽을 갖춘 정당으로의 변신이 어느때보다 절실한 시점이다. 


집권여당인 국민의 힘과 윤석열 정권 또한 역대 최악의 지지율에서 보여주듯 정치와 행정의 난맥상을 드러내고 있어 안타까운 마음이다. 윤석열 대통령은 역대 최소인 겨우 24만여표 차이로 대통령에 당선된 정치신인으로, 당선초기에는 용산대통령실 출근길에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는 도어스테핑 (Doorsteooing; 약식 출근길 문답)으로 인간적인 모습을 보여 긍정적인 평가를 받았지만, 지금은 언제 그랬냐는 듯 없어진지 오래고, 자신에게 부정적인 기사를 싣는 MBC 기자를 해외순방 전용기에 탑승금지 시키는 무도한 행태로 전세계 언론의 지탄을 받았다. 윤석열 정부가 잘하는 점도 많지만 국민은 항상 잘못하는 점을 예의 주시한다는 점을 명심했으면 한다. 윤석열 대통령이 당선 후 지금까지 지속적으로 추진한 일 가운데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일은 전정권의 잘못을 찾아내 처벌하는데 문재인 정권보다 더하면 더했지 못하지 않다는 것이다. 지금도 동시다발적으로 진행중인 전정권 인사에 대한 구속수사는 마치 프랑스 대혁명 당시 로베스 피에르의 피의 대숙청을 연상하기에 충분하다. 윤석열 정부는 더이상 보복이 보복을 부르는 정치행태를 대물림해서는 안된다. 자신을 죽이려 했던 정적들에게 어떤 보복도 하지 않은 넬슨 만델라를 기억했으면 한다. 


막말과 폭력을 무기로 하는 깡패들에게도 상대방의 약점을 건드리지 않고 포용하는 금도(襟度)가 있다. 하물며 나라의 현재와 미래를 책임지고 인도해 나가는 정치인들이야말로 상대방을 쥐잡듯이 파렴치범으로 몰아가는 성명전은 중지해야 한다. 그런 막말은 북한을 향해 떠들어대면 국민이 박수치며 호응할 것이다. 여야 정치인은 큰그림을 그려야 한다. 세상은 지진과 전쟁과 반도체 전쟁으로 그리고 인플레와 고금리로 신음하고 있다. 치열한 생존경쟁에서 대한민국이 선진국으로서의 위상과 역할을 당당히 해낼 수 있으려면 기업을 살리고 국민을 살리는 상생의 정치를 해야 한  통령과 이재명 대표는 서로 만나 머리를 맞대고 협치하는 모습을 보여주어야 하며, 국민도 언론도 사법부도 법을 온전하게 지키며, 국민의 알 권리를 보호하며, 인간의 존엄성과 정의를 지키는 일에 힘을 합하는 큰 그림을 그려나가길 간절히 바란다.



위 기고문 내용은 토론토중앙일보의 공식입장과 다를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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