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 계곡 산책길
보라빛 풀꽃 하나
굽은 허리
앉은 듯 서서
오는 이
가는 이
반기는 이쁜 미소
운동화 발톱에
할퀸 상처
“ㄱ”자 허리에 업어 키운
딸이 꽃이 되었단다
넌 이름이 뭐니
난 그런 거 없어
무명초 그냥
오 무명인, 나
우리 동무 하자
이름 없는 것들
끼리 끼리
너랑 나랑
감빛 익어가는 서산에
저녁 해 걸쳐 놓고
난
잘 발효된 진갈색
고독 한 방울
넌
울먹이는 저녁
이슬 한 방울
짱-
아페리티프( Aperitif )를
마시며 취해 보자
그까짓 이름
없으면 어때
가벼워 좋은 걸
어느 들녘 구들장에
너랑 나랑 나란히 누어
고독과 고독의 입술 포개
하늘 한 자락
주-우-욱 끌어당겨
따스히 덮고 누우면
거기가 안방이잖아
난
오늘 여기
내 꿈 하나
문패처럼 걸어놓으련다
집으로 오는 길
애벌레 한 마리 몰래 합승하여
내 등에 흐르는 햇물
꼭꼭 찍어
달 마을 먼 고향에
소식을 쓴단다
꼬물꼬물
그리워
미치겠다고
오 너도 어쩔 수 없이
걸렸구나
그 전염병
지독한 그리움
알지 나도
어느 초록의 가지 끝
하늘 푸르게 가까운
꿈 하나 매달아 놓아 봐
외로운 네 영혼
치유(治癒)하는
*Y 계곡은
토론토 미드타운을 지나는 가끔 물오리 가족 놀러 오는 내 이웃에 있는 계곡.
yellow creek ravine, at yonge and St. Clai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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