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써 6월이다. 해마다 6월이 되면, 우리 세대는 습관처럼 으레 6.25 전쟁을 떠올린다. 역사는 퍼줄 맞추기와 같아 과거의 수많은 사건 조각을 모아서 순서를 부여하고 인과관계를 만드는 것이다. 그렇게 끼어 맞추다 보면 그 안에서 의미가 도출되고 현재를 살아가는 우리 현대인에게 미래를 비추어 보는 거울이 된다. 역설적이게도 남한의 전후 세대를 포함해 해외동포 지식인들은 지난 6.25 전쟁을 망각하고 자신들의 정체성을 상실한 채 번민하다가 긴 밤을 지새우곤 한다.
6.25 전쟁 후 74년 세월이 속절없이 흘러갔다. 불법 남침을 당한 대한민국의 자유와 국권을 지키기 위해 UN 16개국에서 파병된 젊은 용사들 가운데 전사하거나 부상 당한 14만 명의 고귀한 희생을 어찌 잊을 수 있을까? 그들은 바로 오늘 이 시대에 더불어 살아가야 할 우리의 할아버지요 아버지며, 인생 선배며 영웅들이 아닌가? 우리가 부끄러워 해야 할 것은 6.25 참전용사들에 대한 보은을 잊고 있었다는 사실이다. 이제 그들에게 은혜를 갚을 시간도 그리 많지 않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회지도층인 전후 세대 정치인들이 자유대한민국의 정체성을 망각한 채 북한 김정은의 대변인 역할에 앞장서는 행태를 보면, 분노를 금할 길이 없다. 문재인 대통령 집권 시절 국방부와 통일부는 ‘통일백서’에서 북한의 6.25 남침에 대한 언급을 삭제한 데에서 더 나아가, 교육부는 국정교과서에서마저 6.25 전쟁과 관련된 내용을 완전히 삭제한 처사를 어떻게 이해해야 할지 모르겠다. 전후 세대와 해외동포 사회 2세나 1.5세들은 6.25 전쟁이 언제 발발했는지 조차 모르고, 그냥 과거 분단시대의 어두운 유물로 치부한다고 하니 한심한 생각이 든다. 그들에게 6.25 전쟁은 이미 잊혀진 전쟁이 된지 오래다. 심지어 6.25 전후 세대들 가운데는 6.25전쟁이 남침이 아니라 북침이라고 우기는 젊은이들이 적지 않다고 하니 할 말을 잊게 된다.
전쟁은 이념이 아니라 현실이다. 그것도 너무나 잔인하고 끔찍한 현실이다. 전쟁의 참화가 어떤지는 비단 영화에서만 볼 수 있는 것이 아니다. 멀리 갈 것도 없다. 지금도 진행중인 우크라이나-러시아 전쟁과 하마스-이스라엘 전쟁의 실상을 조금만 생각해보면 알 수 있다. 전쟁으로 남편과 자식을 잃은 여인은 어떻게 살아갈지 막막한 마음에 눈물샘마저 메말라 간다. 이제는 전쟁이 곧 모두의 절멸을 불러올 수 있는 핵무기의 시대라는 걸 잊지 말아야 한다. 한가하게 이념놀이에 빠져 진영간 싸움에 매몰되는 우를 범해서는 안된다. 그러므로 우리는 역사상 가장 잔인했던 동족상잔의 비극인 6.25 전쟁의 참화가 일깨워주는 교훈을 깊이 마음판에 새기고 곱씨ㅂ어야 한다.
6.25 참전용사들과 함께 오타와 국회의사당 앞 국립전쟁 기념탑 앞에서 거행했다. 캐나다는 우방국인 한국을 구하기 위해 6.25 전쟁에 참전했다가 젊은 나이에 전사한 캐나다의 순국영웅들을 잊지 않기 위해 국가적으로 기리고 있다. 일반 시민들도 호국영령들을 추모하는 마음을 진심으로 표현하는 모습을 우리 동포사회 젊은이들이 귀감으로 새겼으면 한다. 6.25 전쟁으로 위기에 처한 대한민국의 자유와 평화를 지키기 위해 싸우다 숨져간 대한민국과 UN 16개국 영웅 영령들을 향한 사랑과 감사와 존경의 마음을 함께 담아 보낸다.
"We will never forget you, brave sons of Canada!”
밝아 오는 태양 아래 우리는 늘 그들을 기억할 것이다.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