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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성자 수필집

마이 다럴! 마이 다럴!

홍성자 2021-02-11 0

   “나도 가고 싶은데........” 

   “남자들끼리 만나는데, 집에서 쉬지” 

 남편의 친구가 모닝커피하자고 만나자는 전화를 옆에서 들었다. 분명 S 다.

대답을 기다릴 필요도 없이 급히 양치질만 하고 핸드백을 메고 앞장섰다.

  이 중국인 S 이야기는 전에도 언뜻 들었다. 꼭 만나고 싶었다, 어떻게 생긴 사람인가? 언젠가 만나리라! 한번 만나고 싶다는 생각을 했는데 기회가 왔다, 드디어. 


  오전 8시 반, 팀 호튼, 도수가 높은 안경을 낀 40 세 정도로 젊어 보이는 중국인 S, 머리는 짧은데 새집도 지었다. 이 분은 만나자 마자 나에게 반갑다며 악수를 청한다, 손이 따뜻했다. 

  

  토요일 이른 아침, 자기 딸은 수영 하고 있는 중이라고 했다. 수영장에 데려다 주고 수영하는 동안 우리와 모닝커피 한잔 하자고 했던 것이다. 

   S 의 딸은 현재 10세, 이 부부는 결혼해서 20년이 넘도록 애기가 생기질 않아서 부부가 상의 한 끝에 입양하기로 결정하고, 10년 전에 중국에 가서 입양해온 딸이란다. 


   말끝마다 마이 다럴! 마이 다럴! (나의 딸, 나의 딸) 도수 높은 안경 너머로 보이는 S 의 눈에는 이 딸이 내 자식이라고 가슴에 계속 새겨가며 말함을 나는 분명히 보았다. 그분은 자기 자식을 낳아 보지는 않았지만, 내가 보기에 자기가 낳은 친 자식이 있다면 그 보다 더 사랑하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이 딸을 입양 해 와서 키우는 일이 자기 부부는 얼마나 해피한지 모른다고 한다. 자기 부부뿐만 아니라, 자기 부모님이나 형제들 조카들 모든 가족들이 다 해피하다고 한다. 


   핸드폰에서 딸의 사진들을 보여 주는데, 복스럽고 정말 예쁘게 생겼다. 수영뿐만 아니라 공부도 잘하고 스케이트도 잘 타고, 노래도 잘 부르고, 피아노도 잘 치고 못하는 게 없다고 한다. 아주 똑똑하다며 프라우드 하단다. 우리 부부의 인생에는 오로지 이 딸 밖에는 없다고 한다. 이 딸에게 모든 희망을 걸고 인생을 건다며 알토란같은 삶의 스케줄을 짜고 있음을 보았다.

세상에 피가 섞였나? 살이 섞였나? 이럴 수도 있는 것인가? 입에 붙은 마이 다럴! 마이다럴!

   나는 물어 보았다. 

이렇게 정성과 모든 것을 다 투자하여 이 딸을 키웠다가 나중에 배신을 한다든가 못된 짓으로 나온다면 그 상처를 어찌 감당할 것인가? 

   그 분은, 나는 그런 것 생각해 본 일도 없고, 생각하고 싶지도 않다는 것이다, 그때는 그때고 지금 우리는 너무 너무 해피하다고 딸도 해피하고 우리 부부도 해피하고, 감사와 만족이 넘치게 산다며 뭘 더 바라느냐에 힘을 주어 말한다. 


   나 같으면 속으로 이리 재고 저리 재고 따지고 망설이고, 나중을 미리 보면서, 마지막엔 좋은 꼴 못 볼 텐데, 결국엔 부정으로 끝나지 하는 생각이 드는데, S는 계산하지 않는단다. 무슨 계산이 필요하냐고, 내가 딸 때문에 행복하다는 데에만 초점을 둔 과정이 중요한 삶, 참 심플했다. 우리 같이 복잡하지 않은 것 같다. 대륙성 민족이라 그런가? 나는 S에게서 한없이 넓은 중국 대륙의 광활한 공기를 마음껏 마시는 듯, 가슴이 쫘악 펴지는 또 다른 성숙한 긍정을 보았다. 

 

   S 의 마음과 그 정신이 부러웠다. 전에 한인 양자회 모임에도 가 보았지만, 남이 낳은 애를 저토록 목숨 걸고 키우나? 나는 감히 상상 할 수도 없는 그런 경지에 사는 분들, 어느 별나라에서 온 사람들인가, 달나라에서 온 사람들인가. 

 

   옷, 신발, 머리 모양 등 외모에 관하여는 전혀 관심이 없단다. 허름한 잠바에 작업복 바지, 마당 일하다 그냥 신고 나온듯한 신발 등, 오늘도 수수 털털한 모양으로 나왔다. 딸 교육 시키고, 아내와 딸과 세계 어느 곳이든 여행을 즐기는 일 외에는. 

  자기 부부와 딸은 잡채, 불고기, 갈비, 만두, 김치, 깎뚜기, 감자탕 등 한국음식을 특별히 좋아 하고, 어느 나라 음식이든 다 좋아한다고 해서, 다음엔 한국 식당에 함께 맛있는 것 먹으러 가자고 했다. 


   부모님이 오리지널 중국인이니 그도 중국인 이지만, 캐나다에서 태어났다는 S, 아마도 부모의 영향인지 영어가 중국식 악센트가 들어 간 영어지만, Yes, No 가 분명하고 당당한 의사 표시가 딱 맘에 들었다.

   바람처럼 왔다가 바람처럼 가는 우리 인생 아닌가. 보람 있는 일을 한번이라도 하고 가야 하지 않겠나. 나는 누구인가, 나는 무엇으로 사는가, 


   감동의 주인공, 용감한 사나이, 현재 62세, 20년차가 넘은 현직 치안 판사, ‘마이 다럴!’ 이 한마디가 S의 인생 경전 그 자체다. 

참으로 존경심이 뜨겁게 일어난다. 진짜 멋지다. 

 

   말끝마다 입에 붙은 마이 다럴! 마이 다럴! 

나는 보았다. 그의 가슴이 사랑의 불꽃으로 활활 타고 있음을. 

God Bless S !                                        

(2018. 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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