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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아진의 Food Story

맛 없는 김밥 맛있게 먹기

이아진 2021-10-14 0

일이 바쁜 날은 아무거나 간단하게 배만 채우고 빨리 일에 복귀하고 싶은 마음이 간절하지만 겨우 하루 한끼 먹는 형편에 그 한끼를 맛없게 먹고 싶지는 않은 것이 또 인지상정 아닌가 싶다. 전에 선수 생활할 때와 지도자 시절, 시합 때마다 만만한 게 김밥이라 줄창 김밥만 먹어 댄 터라 은퇴 후 몇 년간 김밥은 쳐다 보지도 않았더랬는데 요 며칠 김밥이 무척 땡긴다. 내 한입 채우려고 김밥 재료를 준비하기는 번잡하고 또 일이 바쁘기도 해서 마트에서 김밥 2줄을 샀다. 


컵라면 한 개에 김밥 한 줄을 맛있게 먹는 상상을 하며 김밥을 열었으나 역시나 오늘 김밥도 맛은 없다. 왜 좀 더 맛있게 만들어 팔지 못하는지 궁금하다. 어느 하루는 맛있는 김밥을 만나지 않을까 기대하며 늘 속으면서 늘 산다. 맛 없다고 버릴 수도 없고 할 수 없이 계란 두 개를 풀어 김밥을 부친다. 싸 놓은 김밥이 굳었거나 했을 때 쓰는 궁여지책이지만 어떤 때는 맛 없는 김밥을 먹을 만 하게 변신 시키는 효자 노릇을 한다. 조금 귀찮아 지긴 했지만 컵라면 하나를 말아 구운 김밥과 함께 한 끼를 떼우고 나는 또 작업실로 내려가 빵을 구우며 열일하는 즐거움에 빠진다. 조금 전 돈 주고 산 김밥이 맛없어 화나던 마음은 그 즐거움으로 잊어 버렸다. 



재료

김밥 1줄, 계란 1-2개, 소금 1-2꼬집.


이렇게 만들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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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맛있는 제안!!

차가워진 김밥이나 맛 없는 김밥은 이렇게 먹으면 한결 맛있게 먹을 수 있어요. 계란을 풀 때 매운 고추나 파 등을 쫑쫑 썰어 넣고 계란 옷을 입혀 주어도 좋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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