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추가루나 멸치, 디포리 같은 것들을 종종 한국에서 가져다 쓴다. 먹거리가 믿을 만하지 못하게 된 게 어제 오늘 일은 아니니 무리한 행실이라고 생각하진 않는다. 더구나 얼마전 중국 어디인가 고추를 말리는 곳에서 고추 사이로 뛰 놀던 쥐들의 영상을 보았는데 중국에서 꽤 오래 살다 온 나로서는 안타깝게도 있을 수 없는 일이란 생각이 들지 않았기 때문에 아는 분이 농사 지은 것 말고는 고추가루 사기가 영 찜찜하고 무섭기까지 하다. 단 하나 맘에 걸리는 것은 그 운반비가 상당히 비싸 배 보다 배꼽이 더 크다는 현실이다.
늘 비행기 타고 오는 멸치를 사용하는데 양로원의 큰 행사를 앞 두고 다시 멸치가 똑 떨어졌다. 할 수 없이 한국마트에 나가 크기가 제법 큼직한 다시 멸치 한 박스를 샀다. 멸치 각각의 크기가 꽤 커서인지 내장과 머리를 제거하고 보니 그 양이 거짓말 조금 보태 전체 양의 반은 되어 보였다. 평소라면 귀찮은 마음에 싹 내다 버리겠지만 이번엔 왠지 아까운 마음이 들었다. 그래서 얘네들을 모아 어 간장이라 명명하기엔 단일 재료라 민망하지만 어 간장이 아닌 건 또 아니라 이걸 그냥 어 간장이라 부르기로 한 어 간장을 만들었다.
재료
멸치 대가리(약 140g), 다시마 6-7g, 멸치가 잠길 만큼의 간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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