묵은지 볶음
지난해 배추 한 박스를 사서 오랜만에 김장을 담궜다. 집안에 김치를 먹는 자는 나와 딸랭이 뿐인데 그나마 딸랭이는 한국으로 교환 학생을 간 상태였음에도 불구하고 반 박스보다는 한박스 배추가 더 경제적이라는 이유를 구태여 갖다 붙였다. 담구면서도 너무 욕심을 부린다 싶긴 했다. 무려 한국에서 공수한, 그냥 먹기에도 아까운 햇 고추가루를 김치에 쏟아 부었으니 말이다.
올 한해는 집을 너무 많이 비웠다. 조지아와 유럽에서 두달, 한국에서 또 두달, 그리고 베트남에서 일주일을 보냈으니 말이다. 정신 차리고 보니 김치가 너무 시었다. 눈이 찌그러질 정도로 시어서 김치 자체 만으론 먹을 수가 없는 지경이라 아깝지만 양념을 털어내고 물에 씻었다. 그러고도 몇시간이나 담가 놓았는데도 김치는 적잖이 시었다. 꼬박 하루를 담갔다가 고소하라고 들들 볶은 멸치를 잔뜩 넣고 졸이다가 양념해 볶아 주었다. 시골 밥상 같은 소박하고도 왠지 고급져 보이는 맛있는 반찬으로 거듭난 김장 김치를 보니 역시 김치는 버릴 게 없다는 진리가 새삼 스럽다. 그러나 김치통을 열 때마다 과유불급이라는 단어가 자꾸 머리속에 떠오르는 것은 어쩔수가 없었다.
https://www.youtube.com/channel/UCy0NmtPgsPDPaREaxZF_Q6g
재료
묵은지 1포기, 멸치 40g, 물 1L, 식물성 기름 2T, 다진 마늘 2T, 진 간장 2T, 통깨 넉넉히
이렇게 만들게요~~
더 맛있는 제안!!
굉장히 많이 신 김치라면 물에 2-3일 담가 놓아 군내를 뻬 줘요. 중간에 한두 번 물을 갈아 줍니다.
배추 윗 부분을 잘라 주면 양념 털어 내기가 쉬워요. 잘라서 함께 끓여도 좋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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