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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론토 중앙일보
홍성자 수필집

미디아 (Media)

홍성자 2021-02-18 0

  레디!  

  쓰리, 투, 원! 

인도인 친구 자스비얼과 그녀의 친구는 환한 조명아래 토크 쇼의 녹화가 시작 된다. 인도말로 뭐라고 뭐라고 웃으면서, 카메라 앵글에 눈을 맞춘다. 고개도 약간 옆으로 까딱 까딱 움직이고 인도 사람 특유의 제스추어가 한국 사람과는 사뭇 다르다.


   나는 자스비얼이 방송에 나간다 해서 어떻게 생긴 방송국인가? 궁금했다. 방청객이 적어도 몇 백 명이라도 모여 놓고 하는 방송국을 연상했기 때문이다. 

   담당자에게 물어 보니 여기는 그런 방송국이 아니고, 이렇게 녹화만 하고  녹화된 화일은 다시 편집하여, 세계로 퍼져있는 인도인의 TV 방송국과 라디오 방송국으로 인도는 물론, 몬트리올, LA, 뉴욕 등 즉시 60여 곳에 보내는 미디아(대중매체)란다. 

   토론토에는 이런 인도 사람들의 미디어 그룹이 여러 곳이 있단다. 캐나다의 역대 수상들, 온타리오 역대 수상들, 각 장관들, 각 부처의 단체장들과 감사패를 든 큰 사진들과 상패들이 100여개가 넘는 듯 벽에 즐비하게 진열되어 있다. 색색의 터번을 쓴 사람들이 주인공인 사진들이다. 


  매주 월요일 토크 쇼를 저녁 6시부터 7시 까지 한 시간씩 작년 9월부터 시작했다 한다. 나는 녹화장소를 나와 유리문으로 볼 수 있게 한 장소에 앉아서 그들의 녹화 하는 것을 보았다. 30 여 번째를 넘어 출연했다 해서 그런지 살짝 살짝 웃는 모습에 말하는 것과 손놀림, 카메라를 의식하는 자세가 부드럽고 능숙해 보였다. 

   27분 정도 지나니, 일단 5분 정도 쉬는 시간이 되어, 물도 마시고 화장실도 다녀 온 다음, 바로 또 시작을 하여 28분정도 하고 끝남을 보았다. 꼭 1시간이다. 


   자스비얼네 집으로 함께 오자마자 오늘 출연한 유튜브를 보니, 벌써 편집을 끝내어 그곳에서 한 녹화 보다 배경이나 화면이 바뀌면서 더 좋아 보였다. 

  오늘 토크 쑈의 테마가 무엇이었느냐고 하니, 학교 가기 전 어린이들에 관한 조언들과 터머릭 (turmeric = 강황 = 울금)에 관한 정보들이라고 했다. 터머릭은 한국어로 번역하면 강황 이라고도 하고, 울금 이라고도 하는데, 커큐민 (curecumin)이라는 것이 주성분이며, 각종 성인병 예방, 면역력과 기억력 증강, 비만 예방에 큰 도움을 주는 걸로 알고 있다. 지난주에는 담배에 관한 것을 했단다. 

  그 동안 건강에 관한 음식물의 정보들과 생활에 필요한 유용한 정보들, 간단한 음식 만드는 법 등, 다양하게 했는데, 다음 주에는 무얼 할까 생각중이라며, 순간 어두운 표정을 감추지 못한 채 그것 때문에 늘 신경이 쓰인다고 했다. 

   “걱정마라, 내가 너에게 많은 정보를 줄 것이다. 건강에 관련된 각종 정보들, 예를 들면, 음식물 중 가지(eggplant)에 대한 것이라면, 성분은 무엇 무엇이고, 좋은 점은 무엇이며, 어디어디에 좋고, 조심해야 할 점은 무엇이라든가 내가 다 알려 줄게, 모링가, 씨네몬, 훌랙씨드, 비터멜론, 케일 등 수퍼 곡물이라는 퀴노아, 치아, 각종 특수 작물 등에 관하여 ........ 나는 음식물 뿐 만이 아니고, 교육적인 면, 인문학적인 면, 생활의 지혜, 취미, 노후문제 등 그 어느 면에 대해서라도 다 알아보아 줄 수 있으며, 그런 것에 대한 정보 수집을 좋아해서 모아 놓은 것이 엄청 많으니 너에게 다 말해 줄 것이다” 

자스비얼은 나를 끌어안고 구세주를 만났다는 듯이 

“헬렌 땡큐!  헬렌 땡큐!” 너무 고마워한다. 


  그 동안 인도라는 나라에 대하여 잘 알지 못했지만, 조금씩 알고 보니 부러운 점도 참 많다. 자스비얼만 보더라도 자선하는 일, 세계 곳곳으로 퍼져가는 방송 일, 또 무슨 좋은 일을 하고 있나? 궁금증이 커간다. 

  저렇게 녹화한 토크 쑈가 빛처럼 빠른 속도로 하루 24시간 각종 정보들이 세계 곳곳에 퍼져 나간단다. 인도 사람이라면 누구라도 보고 들으니 도움이 안 되겠나. 자스비얼 네에서 TV를 켜니 토론토에 인도 TV 방송하는 곳이 30 군데도 넘는다. 유튜브에 보면 조회숫자가 나온다고 이거 보라며 나에게도 보여 준다. 몇 만, 몇 십만 명이 넘는다며 시간이 지날수록 숫자가 점점 더 늘어난다고 한다. 

   돈 받고 하는 일은 아니지만 해피하다며, 많은 사람들이 이런 좋은 소식을 들어서 더 건강해지고 바르게 살며 복된 삶을 누린다면, 얼마나 좋은 일이냐고 프라우드 하다고 한다. 동감이다. 

   행복은 만들어 가는 것이 아니고 선택이라는 사실을 다시금 깨닫는다.  

   자스비얼은 지난번에도 인도 옷을 선물로 주더니, 또 다른 인도 옷을 입어 보라고 한다. 나에게 입혀 보더니 싸이즈가 잘 맞고 예쁘다며 아주 선물로 준단다. 

   “헬렌은 인도 춤추는 것 좋아 하잖아” 친구들과의 모임 날짜들을 알려주며 꼭 오라고 한다.

  나를 아주 인도 사람으로 만들려나 보다 

  자스비얼이 다음엔 헬렌도 TV 출연 함께 하잔다. 오 마이 갓!  

인도식 독한 카레 냄새와 인도 민속 음악들이 머리 위에서 맴돈다.


   나는 무엇을 찾고 있는가? 어디로 가고 있는가? 어떤 철학을 가지고 여생을 보내는가? 톨스토이를 따라 갈 수는 없지만 참회록이라도 써야 되나? 삶이 출렁거린다. 영국의 소설가 버나드 쑈의 

   “우물쭈물 하다 내 이럴 줄 알았다”는 묘비명이 나의 마지막 말이 될 것 같다.

  꽃으로 다가오는 자스비얼에게 찬사를 보낸다. 좋은 일 하고 싶다고? 찾고 찾으면 만날 것이다. 크고 작은 일을 왜 따지겠나. 

  실종 됐다던 캐나다의 겨울에 손님 같은 흰 눈이 펄펄 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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