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 노래
지나온 흔적들을 기억한다는 것이
서러운 눈물만큼이나 귀한 것임을
지금 알았네
사랑하는 일과
사랑을 받는 일
일상의 노여움조차 나를 조여도
풀 수 없는 까닭 깊었음을
이제야 알겠네
사랑할 시간
사랑을 받을 시간
서성이다 죽어갈 시간
재촉하지 않아도
내 영혼의 무게만큼이나 처절하다는 것도
이제야 깨달았네
밤새워 수면(睡眠)을 난도질하는
숨 고른 나의 생병
한 소절의 노래라도 온전히 부르고 싶어
이제는 종점으로 차분히 떠나려네
알았네 알겠네, 그리고 깨달았네
그것이
내 생명 마지막 노래라는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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