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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드로 경서 18 - 매와 닭

김경진 2024-05-26 0

우화다. 매는 사람과 가까워 공중에 있거나 나무에 앉았다가도 주인이 부르면 날아와 주인의 팔뚝에 앉는다. 그런데 닭들은 주인이 부르면 눈치를 보다가 모이를 줄 때 가까이 오지만 항상 눈치를 본다. 그러다 사람들이 얼씬거리면 달아나기만 한다. 신기하게 생각했던 매가 물었다. 너희들은 왜 주인이 부르고 너희들에게 다가가면 달아나기만 하냐? 했더니 닭이 말했다. “넌 매가 튀겨지거나 삶아지는 것을 본 적이 있냐? 넌 KFC 도 모르냐? 우리는 잘못해서 잡히면 그 날로 생명이 끊어지는 날이다.”


그렇다. 매와 닭은 키우는 방향이 다르다. 매는 다른 짐승을 잡기 위한 사냥용 심부름꾼이 목적이지만 닭은 사람들이 식용으로 쓰려고 키우기 때문이다. 인간은 식용이지만 실상 닭에게는 생명이 끊어지는 순간 그 날이 되는 것이다. 삶의 방향 차원이 다르니 닭으로서는 살기 위해서 기를 쓰고 달아나야 하는 것이다.


살기 위해서 앞뒤를 가리지 않고 달아나는 닭. 닭만 아니다. 모든 짐승이나 인간들이 모두 이 땅에서 살아남기 위해 몸부림을 친다. 때로는 자신에게 물어본다. 죄를 짓고 망하지 않기 위해 생명을 걸고 마귀의 유혹을 물리치고 그런 시험들 앞에서 영혼의 문제로 고민하고 살아가는가? 이런저런 생각 없이 내 눈에 좋고 모이만 뿌려주면 얼씨구나 하고 달겨들었다가 망한 영혼이 한 둘이 아니지 않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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