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 꿈 > 오피니언

본문 바로가기
토론토 중앙일보
글사랑 마을

봄 꿈

이시랑 2025-02-28 0

빈방 하나 있어요

누구 월세나 전세 원하시나요

대문에 광고를 붙였다


연락처: 너랑 나랑 마을


월세는 매달 예쁜 미소 한 장씩  

전세는 일 년 치 웃음 선불 이어요


벙긋 열린 3월을 두드리는

첫 노크 소리 

똑 똑


아직 덜 익은 햇살 한 줌 풋내나는 

봄도 아니고 겨울도 아닌 3월이

어정쩡 서 있는 창밖


곧 연락드리겠어요

가서 기다리세요


나뭇가지 끝 걸터앉아

 짹 짹 


다음 차례 기다리는

겨울 새 한 마리

바람과 동거하겠데요


어데서 훔쳐 왔나 

아직 덜 익은 비릿한 계절을

바람나다니


이래저래

결정할 수 없는


다시 그대 생각 꺼내

개나리꽃 색 노란 봄옷 입혀

그대의 빈방 창가 예쁜 꽃병에 

꽂아놓았습니다


팔랑팔랑 날아오는

그대는 나비일까요


나비 날개짓 소리

부드럽게 공간 흔드는 찰나


소스라쳐…깨어난

삼월 초하루

꿈..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오피니언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