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방 하나 있어요
누구 월세나 전세 원하시나요
대문에 광고를 붙였다
연락처: 너랑 나랑 마을
월세는 매달 예쁜 미소 한 장씩
전세는 일 년 치 웃음 선불 이어요
벙긋 열린 3월을 두드리는
첫 노크 소리
똑 똑
아직 덜 익은 햇살 한 줌 풋내나는
봄도 아니고 겨울도 아닌 3월이
어정쩡 서 있는 창밖
곧 연락드리겠어요
가서 기다리세요
나뭇가지 끝 걸터앉아
짹 짹
다음 차례 기다리는
겨울 새 한 마리
바람과 동거하겠데요
어데서 훔쳐 왔나
아직 덜 익은 비릿한 계절을
바람나다니
이래저래
결정할 수 없는
난
다시 그대 생각 꺼내
개나리꽃 색 노란 봄옷 입혀
그대의 빈방 창가 예쁜 꽃병에
꽂아놓았습니다
팔랑팔랑 날아오는
그대는 나비일까요
나비 날개짓 소리
부드럽게 공간 흔드는 찰나
소스라쳐…깨어난
삼월 초하루
봄
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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