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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론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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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성자 수필집

불란서 여인들

홍성자 2021-01-28 0

 나는 속으로 “오 마이 갓!” 이 나왔다. 

예상치 못했던 불란서 (프랑스, France) 여자들, 얼굴 생김새가 거의 같은 7-8명이 와 있었기 때문이었다. 외국인들이 볼 때, 우리 한국인 엄마들의 얼굴이나 모습, 느낌이 거의 비슷한 것처럼.

   여기는 토론토의 마캄 쪽, 후렌치 언어를 가리키는 작은 학교다. 오늘 저녁에 불란서 치즈( cheese)들을 시식해 본다는 작은 파티인데, 여기에 어떻게 오게 되었느냐 하면, 이 학교의 교장으로 있는 죤이 우리를 초대했기 때문이다. 죤은 댄스 스쿨에서 (물론 남편과 함께) 만났는데 중국계로써, 모리셔쓰 (mauritius) 섬에서 온 사람이다. 모리셔쓰 섬은 남아프리카 옆 인도양에 위치한 작은 섬으로 지금은 독립했지만, 과거 불란서 영으로 있어서 그곳 사람들은 지금까지도 불어를 쓰고 있다고 한다. 죤은 영어와 불어를 완벽하게 잘 한다. 


  내가 아는 프랑스라 하면, 몇 년 전에 사르코지 대통령이 현직에 있을 때 이혼하고 모델과 재혼했던 일, 루이비통(Louis Vuitton) 핸드백, 샤넬, 크리스챤 디올, 지방시, 루브르 박물관의 눈썹 없는 모나리자 그림, 불란서 꼬냑, 에펠탑, 미라보 다리 아래 세느강은 흐르고, 몽마르뜨 언덕, 알랭드롱의 우수 깊은 눈동자가 떠오르는 정도.


   불란서 남부에서 만든 치즈들을 시식 해보는 파티인데, 두 사람의 사회자가 나와 한사람이 불어로 말하면 한사람은 영어로 통역해 주는 식으로, 4가지 종류의 치즈를 먹어 보았는데, 나는 그 맛이 그 맛인 것 같았다. 치즈 맛이 치스 맛이지 뭐가 크게 다른가? 그러나 그들은 그 맛이 다 다르다는 것이었다. 치즈는 우유를 발효 성숙하여 농축한 것으로 칼슘 덩어리 일뿐만 아니라, 유산균이 풍부하며 치즈 없는 식사는 불란서 사람들의 음식 문화에서는 있을 수 없다고 함. 

   한국의 음식문화에서 김치가 빠질 수 없듯이, 불란서에서 나오는 치즈의 종류는 각 가정에서 만드는 것 말고도 500 여 종류나 된다고 했다. 젖소, 양, 염소 등에서 나오는 젖으로 만드는데, 짐승이 다 다르니 맛이 다를 수밖에, 와인의 나라 프랑스, 역시 치즈도 강국이라는 뜻이겠다. 

  불란서 남쪽이라 하면 이탈리아의 북서쪽이라 할 수 있는데. 그쪽으로 기차를 타고 가다보면 눈부신 태양아래 끝도 없는 포도밭이 펼쳐져 있음을 볼 수 있었다. 


  치즈는 와인과 포도를 함께 먹는다고 했다. 음식 궁합이 잘 맞는가 보다. 치즈는 빵과 크랙커도 곁들여 마른 과일(Dry mango, raisin등)과 함께 먹어보니 더 부드럽고 좋았다. 우리가 고구마를 먹을 때 김치와 함께 먹듯,  

   프랑스의 먹거리로는 흔하고 흔한 게 치즈라고 한다. 대야 만한 큰 덩어리 치즈도 어떤 것은 아주 싸다고 한다. 프랑스 그림에서 보면 농가 그림들이 많고 농산물 축산물 생산이 유럽에서도 프랑스에서 많이 나온다는 것을 새삼 알게 되었다. 집집마다 냉장고를 열면 온통 가지각색 치즈라고 한다. 우리가 다양한 김치를 해 놓고 먹듯,


   불란서의 전통 여자들의 얼굴을 보면, 양미간 바로 아래 양 눈의 간격이 좁고 눈이 코를 중심으로 안쪽으로 옴팡 들어가고, 코가 위에서부터 굵고 크다는 것, 불란서의 명화 마네, 모네의 그림에서 본 여자들의 바로 그 얼굴들, 여자 코가 저렇게 크다니, 유럽은 얼굴들이 거의 비슷하지만, 불란서 전통 여자들이 함께 앉아 있는 것을 보니  모두가 그 얼굴이 그 얼굴 신기했다. 그들도 동양여자인 나를 보며 코리언 여자라니 얼굴은 넓적하고, 코는 납작하고 눈은 작고 저러저러 하구나 속으로 웃겠지. 외국인의 눈에 비친 한국 엄마들도 모여 앉으면 모두가 비슷비슷 하게 보이는 것처럼. 

  그토록 일을 사랑하고, 삶을 사랑하고, 내 몸의 변화를 순하게 받아드린다는 불란서 여자들. 샤넬이나 루이비통 가방도 들지 않았고, 코티분 향기도 나지 않았다. 


   시인과 화가의 사랑, 기욤 아폴리네르가 사랑하던 연인 마리로랑생과 헤어진 후에 쓴 시, 고등학교 시절 입술이 마르고 달토록 애송하던 시, 그 유명한 “미라보다리” 시의 한 부분이 생각난다.


미라보 다리 아래 세느 강은 흐르고

우리들의 사랑도 흘러만 간다.

내 마음 속에 깊이 아로 새기리

기쁨은 언제나 괴로움에 이어옴을


밤이여 오라 종이여 울려라

세월은 가고 나는 머문다

손에 손을 잡고 서로 마주 바라보자

우리들의 팔 아래 다리 밑으로 

영원한 눈길을 한 지친 물살이

저렇듯이 천천히 흘러만 간다.

밤이여 오라, 종이여 울려라.

세월은 가고, 나는 머문다.


  뚱뚱한 사람이 많지 않은 불란서 여자들, 그녀들의 손을 보니 뼈가 굵고 마디도 굵은 것을 보니 역시 일을 많이 했음을 짐작하게 된다. 그들의 문화를 알면 알수록 깊이 빠져 들어가는 매력을 숨길수가 없는 것은, 예술과 팻숀, 자유분방하게 보이는 이혼과 재혼을 넘어, 숨은 검소와 절약, 성실이 기본인 그들임을 피부로 느껴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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