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교 생활을 하고 있는 하원이가 중간 고사(Midterm exam)로 인하여 지난 몇 주 동안 집에 오지 못했습니다. 마지막 시험이 지난 토요일 오후에 있었는데 하원이도 긴장을 많이 했나 봅니다. 그도 그럴 것이 과목을 가르치는 교수님이 광범위한 시험 범위로 인하여 90문제를 내신다고 했답니다. 이러한 상황 가운데에서 하원이도 불안해 보입니다. 며칠째 시험 공부로 밤에도 늘 깨어 있으니 정신적인 피로감도 만만치 않아 보입니다. 그래서 금요일 밤에는 너무 늦게까지 공부하지 말고 잠을 충분히 자라고 권면해 주었습니다. 그런데 마음 속에 불안감을 가지고 있었던 하원이는 잠을 자기 보다 공부를 선택했습니다.
토요일 아침 두세 시간 밖에 휴식을 취하지 못한 하원이를 격려해 주었습니다.
“하원아, 아빠 생각에는 하원이가 큰 시험을 앞두고 긴장감 가운데에서 불안해 하는 것은 너무나도 당연해! 그런데 시험을 앞두고 있는 학생들에게 불안감은 좋은 친구야. 왜냐하면 시험에서 불안감을 느끼고 있는 것은 내가 공부했는데 모르는 문제가 나오면 어떻게 대처해야 할지를 생각하고 있기 때문이야. 그런데 아빠가 선생님이라면 60문제 정도는 쉬운 문제를 내고, 20문제 정도는 조금 생각해야 하는 문제를 내고, 나머지 10문제는 어려운 문제를 낼 거야. 그러니 하원이는 시험 문제가 90문제라고 불안해 하지 말고 10문제를 잘 풀고 오면 된다고 생각하고 시험 준비를 하면 좋을 것 같아!”
이렇게 하원이를 격려해 주고 함께 기도해 주었더니, 하원이의 마음도 한결 편안해 졌다고 말합니다. 시험을 보고 집에 온 하원이에게 시험이 어려웠는지 질문해 보았습니다. 그러자 하원이가 이렇게 대답을 합니다.
“우와 아빠가 말한대로 10문제 정도만 어려웠어요! 아빠는 어떻게 아셨어요?”
이렇게 말을 하면서 아빠를 바라보는 하원이의 시선이 마치 서너살 된 어린 아이가 아빠를 슈퍼맨으로 바라보는 눈빛 같아 보입니다.
우리들은 살아가면서 미래의 불확실성으로 인하여 불안한 감정을 느낄 때가 있습니다. 그리고 그 불안한 감정이 현재의 시점에서 삶에 어려움을 주어서 고통을 느끼게도 합니다.
저도 지난 한달 동안 저의 마음 속에 불안한 감정들이 있었습니다. 그 이유는 쉴만한물가교회가 창립 2주년을 맞이하여서 감사 예배를 준비하고 있는데 감사 예배에 몇 분들이나 오실지 염려하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요즘처럼 교회가 모이기 힘든 상황 가운데에서 주일 오후에 창립 2주년을 준비하는 것은 큰 부담이 되었습니다. 아내는 음식을 준비하기 위해서 예상 인원을 질문해 오는데 저도 예상 인원을 알 수 가 없습니다. 그래서 음식은 여유롭게 준비하라고 이야기를 했지만 말씀 집회에 너무 적은 인원이 모일 것 같아서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닙니다. 설상가상(雪上加霜)으로 창립 감사 예배가 가까워 오면서 이분 저분에게서 예배 참석이 어렵다는 메시지들이 옵니다.
창립 감사 예배 시간이 다가오는데 예배실 안에는 빈 자리가 가득합니다. 예배의 자리에는 시작하는 교회의 성도님들과 외부에서 오신 손님들 몇 분 만이 앉아 계십니다. 그래서 마음 한 구석이 더욱 무겁고 염려가 됩니다. 저의 마음이 무거워서 그런지 성도님들의 예배를 준비하시는 발걸음도 무거워 보입니다. 더 나아가서 믿음의 연약함으로 마음에 불안함까지 밀려옵니다.
그런데 예배 시간이 10분도 남지 않았는데 갑자기 교회가 시끌벅적합니다. 갑자기 예배실에 온기가 느껴집니다. 예배를 인도하기 위해서 강단에 서 보니 많은 분들이 예배의 자리에 함께해 주셨습니다.
우리들은 하나님의 능력을 사람의 생각으로 제한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그래서 사도 바울이 “주 안에서 항상 기뻐하라”(빌 4:4)라고 권면하는 말씀에 순종하지 못하고 염려와 불안 가운데에서 살아갈 때가 많이 있습니다. 그런데 이를 반대로 생각해 보면 우리들의 염려는 하나님의 능력을 믿지 못하는 행동입니다. 그러므로 모든 일에 기도와 간구로 최선을 다해서 준비했으면 하나님의 역사하심을 바라보는 믿음이 필요합니다. 그 믿음이 하나님의 역사를 만들어 냅니다.
(빌 4:6) 아무것도 염려하지 말고 다만 모든 일에 기도와 간구로, 너희 구할 것을 감사함으로 하나님께 아뢰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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