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릴 적 "뽀빠이"라는 캐릭터가 나오는 애니메이션이 있었다. 뻐빠이는 여주 인공이 악당에게 위협 당할 때면 나타나 도와줬는데 위기가 닥치면 곧바로 품 안에서 캔을 하나 따서 먹고 힘이 몇 배로 늘어나서 악당을 손쉽게 물리치고 여주인공을 구해냈다. 여기서 뽀빠이가 먹는 캔은 많은 분들이 아시다시피 바로 시금치 캔이다. 시금치는 다양한 영양성분을 풍부하게 함유하고 있는데, 당시 서구 아이들이 가장 싫어하는 채소였기에, 이 시금치 섭취를 증대시키기 위한 캠페인의 일환으로 만들어진 내용이었다.
이 내용엔 공공연하게 알려진 비밀이 있다. 잘못 측정된 결과로 만들어진 캐릭터 라는 사실이다. 독일의 한 과학자가 시금치 영양성분에 대해 논문을 발표 했는데, 성분 측정 과정에 오류가 생기면서 실제 함량보다 10배나 더 많은 철분을 보유하고 있다고 발표되었다. 1900년대 초에 발표된 이 논문은 뽀빠이가 시금치 캔을 먹는 것으로 연결되었고, 그 결과 미국 내 시금치 소모량이 30% 이상 증가하였다. 이 측량 오류는 1940년대에 바로 잡혀졌음에도 불구하고 지금까지도 시금치에 '철분의 보고'라는 수식어가 사용될 만큼 우리 식생활에 지대한 영향을 준 사건이 되었다.
시금치 성분 측정 오류는 결국 인체에 유익한 영양소를 많이 함유하고 있는 시금치의 소모량을 증대시키는 유익한 효과가 있었기에 과학계의 웃픈 해프닝으로 끝났으나, 대형 사고로 이어지거나 많은 사람들에게 피해를 주면서 끝나는 측정 오류들이 많았다. 특히 과학문명이 비약적으로 발전하면서 지금은 극 미량의 성분들까지도 분석이 가능해져 분석 오류의 가능이 더욱 커지고 있다. 또한 국제적 공급망(International Supply Chain)의 확대로 전세계가 하나로 묶여 있는 현시대에서는 그 파급력도 매우 클 수 밖에 없다. (다음호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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