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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복 단상

홍성자 2022-07-14 0

삼복(三伏) 단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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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이 이렇게 선선하면 곡식이 여물지 못하는데....... 


푹푹 삶아야 되는데.......


한국에서 오래 전 여름 어느 핸가 


더웁지 않고 선선해서 좋다고 하니까, 부모님이 걱정하시던 말씀이다. 


적어도 삼복중에 더울 때는 비오고 찜통더위로 푹푹 삶듯이 더워야 벼가 쑥쑥 크고 잘 여문다 하고, 추울 때는 꽁꽁 얼어붙게 추워야 벌레가 다 죽는다고, 그래야 그 해 농사가 잘 된다고 하셨다. 


삼복이란? 일 년 중에서 여름철의 가장 더운 기간으로 초복, 중복, 말복을 말함인데, 올해 2022년 양력으로 보니, 초복이 7월 16일이고, 중복은 7월 26일, 말복은 8월 15일이다. 


삼복이란 말은 중국에서부터 시작되었다 하고, 사람이 불의 기운을 무서워하여 세 번이나 개처럼 엎드려 숨어있다는 뜻으로, 복(伏 엎드릴 복)자를 썼다고 한다. 다른 뜻으로 복(伏) 자는 꺾는다는 의미로, 피하는 게 아니라 꺾고 정복한다는 적극적인 면이 있다고 한다.


24절기 역시 중국의 계절을 기준으로 해서 유래되었기에, 한국의 기후와 맞추어 볼 때 안 맞는 것도 있다고 한다.


4절기는 음력인가 양력인가? 


절기라 하니 꼭 음력 같기도 하고 알쏭달쏭했는데, 태양을 기준으로 황도 상 위치에 따라 24절기가 구분되니 양력(陽曆)이다. 양력을 처음 쓴 나라가 고대 문명의 발상지 이집트라고 한다. 


설, 정월대보름, 추석, 단오, 한식, 삼복은? 24절기에 안 들어가고, 달이 지구를 한 바퀴 도는 시간을 기준으로 하는 음력(陰曆)으로 지낸다. 


삼복더위를 꺾는 전법중의 하나가 이열치열(以熱治熱)법이다. 열을 열로 다스린다는 뜻으로 먼저 보양식을 챙겨 먹어야 할 것인데, 단백질 우선으로 삼계탕이라든가, 닭곰탕, 닭볶음, 사골곰탕, 전복죽, 콩국수, 초계탕, 미역냉국, 수박등을 먹는다. 팥죽도 좋다는데, 팥죽은 동지에 먹는 음식이 아닌가? 팥죽도 뜨겁게 먹으면 온몸이 확 풀어지며 더워지니까 이열치열 대열에 들어갈 것이다. 팥죽은 동지 때만 먹으라고 헌법에 써있는 것도 아니잖아.......


복중에 소고기 양지머리를 푹 고아서 만든 육개장도 좋다고 하여, 더워도 수건을 목에 걸고 땀 흘리며 뜨거운 것을 힘차게 드시는 아이러니를 본다.


닭은 따뜻한 성질이 있어 오장을 안정시켜준다 해서 복중에 삼계탕을 먹는 것은 풍습이고 상식이 되었다. 요즘 아이들이나 젊은 층에서는 인삼 냄새도 싫고 닭 냄새를 싫어하는 사람이 더러 있음을 보았다. 후라이드 치킨, 양념치킨 등이 좋단다.


한국식품점에 가면 한국에서 온 삼계탕이 다 요리가 되고 익혀서 냉동으로 나온다. 인삼, 찹쌀, 마늘, 대추, 밤 한 톨, 넣을 건 다 넣었고 흉내는 다 내었으니 데워서 먹기만 하면 된다. 살던 중 가장 쉬운 방법이다. 


집에서 삼계탕 한번 해 먹기가 신경써야하고 일거리가 많은데 참 편리한 세상, 나에게는 딱! 이다. 올해 삼복에는 사다 먹는 삼계탕으로 더위를 꺾어보련다. 


말복이 지나면서 낮에는 맴 맴 맴 울어서 매미라고 이름 붙였다는데,  암컷 부르는 수컷 매미의 구슬픈 소리가 온 동네 나뭇가지를 흔들고, 밤에는 귀뚜라미 목청 높은 소리에 더위가 기를 꺾는다. 


캐나다 땅에 살면서도 손톱에 봉숭아꽃 물들이는 일은 어릴 적 추억 속에 사는 여자여서 일까.  


코스모스가 살포시 고개를 들고 바람에 흔들리며 피어도 사진 찍으면 가을 냄새가 물씬, 새하얀 구름까지 나타나면 낭만이 극에 이른다. 


복중에는 아이들이나 청소년 자녀들이 있다면 캠핑 가도 좋고, 가고 싶었던 곳으로 여행을 떠나볼만하다. 산에나 물가에 가면 시원하니까.


삼복더위에 찬물로 설거지를 하니 간까지 시원하다. 


( 2022. 7.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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