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선한 싸움을 싸우고 나의 달려갈 길을 마치고 믿음을 지켰으니 이제 후로는 나를 위하여 의의 면류관이 예비되었으므로 주 곧 의로우신 재판장이 그 날에 내게 주실 것이며(딤후4: 7,8)
오랫동안 미루어 오던 고국방문을 떠난다며 인사를 하러 온 그의 얼굴은 기쁨과 설렘으로 빛나고 있었습니다. 먼 거리 항공여행에 대한 가벼운 염려가 없지는 않았지만 그리운 얼굴과 정다운 산천초목의 부름은 가을 하늘보다 더 청명하고 터질 듯 온 마음을 부풀게 하였습니다.
잘 도착하여 예정된 일정을 따라가느라 바쁘다는 즐거운 소식 한번 온 것이 전부인데 쓰러진 그를 싣고 캐나다로 귀국하여 병원 응급실로 직행하였다는 전갈을 받은 것입니다.
그리고 오늘, 근 열흘간 온 몸 곳곳에 꽂은 연명기를 제거하기로 결정 하였다는 청천벽력과도 같은 소식을 듣게 되었습니다. 도저히 믿기지 않는 일이었습니다. 허망, 허심, 허탈함, 어떤 말로도 표현이 불가능한 사실에 둘러선 친지들의 얼굴에도 표정이 굳어 있었습니다.
해처럼 달처럼 화안 한 미소를 띄던 그의 눈은 감겨져 있어 누구에게나 달려오던 반가운 웃음을 더 이상 보내주지 않았습니다. 어렵사리 들 숨, 날 숨을 토해내는 입은 반쯤 열려 있고 반가운 목소리는 들리지 않았습니다. 길게 링거 줄을 매어 단 주사바늘이 몸의 사방에 꽂혀 있었습니다. 손을 가만히 만져 보았습니다. 아직도 따뜻한 손, 금방 움켜쥐고 흔들 것만 같은 반가운 손은 힘 없이 침대 모서리에 놓여 있었습니다. 그러지 않으리라 작정을 하였는데.. 그만 눈물은 쉴 새 없이 볼을 타고 흘러 내렸습니다.
울음 섞인 찬송가를 부르고 눈물로 목사님의 설교를 들었습니다.
선 한 싸움을 싸우고 나의 달려 갈 길을 마치고 믿음을 지켰으니(딤후4: 7)
마음 속 깊이 울리는 말씀을 들으면서 우리의 일생을 왜 싸움이라고 했을까? 싸움 중에서도 선한 싸움이라고 한 참 뜻을 가려보며 상념에 잠겼습니다.
베드로 후서의 말씀이 떠 올랐습니다. .
생명과 경건에 속한 모든 것을 우리에게 주신 지극히 크고 보배로운 약속을 위하여 주의 자녀들이 지녀야 되는 신성한 성품에 대한 깨달음이었습니다.
그러므로 너희가 더욱 힘써 너희 믿음에 덕을, 덕에 지식을, 지식에 절제를, 절제에 인내를, 인내에 경건을, 경건에 형제 우애를, 형제 우애에 사랑을 더하라(벧후1: 5-7)
이런 것이 너희에게 있어 흡족한 즉 너희로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를 알기에 게으르지 않게 하려니와(벧후1:8)
최후의 심판 날, 주님 앞에 선 우리 성도는 신성한 성품에 넉넉하게 들기 위하여 이 세상 사는 동안 온갖 시험과 유혹과 싸워 물리치고 승리하여야 되는 전사이며 승리자가 되어야 할 것입니다.
이제 후로는 나를 위하여 의의 면류관이 예비되었으므로 주 곧 의로우신 재판장이 그 날에 내게 주실 것이며 내게만 아니라 주의 나타나심을 사모하는 모든 자에게도니라(딤후4:8)
주의 품에서 편히 쉬소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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