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의식 혹은 민도(民度)라고도 표현되는 것. 내 수준에 맞추어 좁혀서 이해하는 뜻은, ‘같이 어울려 살면서 상식 선에서 옳다고 생각하는 것을 지키는 의식 수준’ 정도다.
내 옆에서 달리던 차가 방향 지시 등 안 켜고 갑자기 내 앞에 끼어들면 처음에는 놀랍고 그 다음에는 화난다. 쓰레기 통이 버젓이 있는데도 불구하고 길가에 휴지가 마구 날리는 모습을 보면 불쾌하다. 추상적인 개념인 시민의식 수준의 한 단면을 눈으로 보게 되는 경우다.
토론토 차량 보험료가 캐나다 내에서도 비싸다는 조사 결과를 봤다. 차가 많아서 그렇다고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주 원인은 차 사고가 다른 지역보다 많다는데 있다. 운전에 대한 시민의식 수준이 영향을 미친다고 봐야 한다.
쓰레기통 인심이 넉넉하다. 어느 곳이나 휴지 버릴 수 있는 통이 다 비치되어 있음에도 불구하고 길가에 날리는 휴지와 쓰레기는 줄어들지 않는다. 오히려 쓰레기통이 쓰레기를 부르는 것 같다. 쓰레기를 치우는 비용은 세금이다. 세금 내는 것은 아까워 하면서도 세금이 줄줄 새는 것에는 무관심한 시민의식이다.
댐에 여러 개의 수문이 있고 모두 열려 있다면 그 댐의 수위는 어떻게 결정될까? 가장 낮은 위치에 있는 수문에 의해서 결정된다. 관광객이 토론토에 와서 방향 지시등도 켜지 않은 차의 칼치기식 끼어들기를 경험한다면 그 이전에 가졌던 토론토의 좋은 이미지는 사라진다고 봐야 한다.
의식 수준은 한자락만 올라가면 나머지도 같이 올라가는 특징도 있다. 아무도 시키지 않았는데 공원에 떨어진 쓰레기를 주워 모아서 휴지통에 넣는 사람의 다른 질서의식은 의심할 필요가 없을 것이다.
바늘 끝으로 큰 얼음을 깨고 바닷물은 5%가 안되는 소금에 의해서 짜다. 우리 한인 커뮤니티가 시민 의식 고양을 위한 바늘과 소금 같은 역할을 할 수 있을까?
홍보, 모범. 지도단속이라는 3가지 방법이면 된다고 생각한다.
시민 의식을 고양시키는데 큰 영향을 줄 수 있는 한 가지 주제를 선택해서 합심해서 가능한 방법을 총 동원하여 지속적으로 실천할 것을 홍보하고, 우리가 앞장서서 모범을 보이고, 홍보 기간 동안 정부에서 집중 지도 단속을 하는 것이다.
오래 전에 한국에서 안전 벨트 착용을 정착시키기 위해서 실시했던 방법을 기억할 수 있으면 참조가 될 것이다.
토론토에 있는 전 한인 조직이 한마음이 돼서 캐나다 시민의 일원으로서 시민의식 제고를 위한 캠페인 한 번 벌려서 바람직하지 않은 방향으로 굳어가는 지역 사회 시민의식을 일깨우는 바늘과 소금 같은 역할을 할 것을 제안한다.
좋은 사회 만들기를 위한 특정 주제와 이것의 실천 방법을 정해서 전 한인 조직이 합심해서 홍보하고 선도적으로 실천함으로써 시민의식 고양을 위한 모범을 보이고 리더하는 것. 좋은 뜻이니 정부의 지원도 이끌어 낼 수 있을 것이고 로컬 커뮤니티의 협조도 기대할 수 있다.
이것은 곧 지역사회 시민 의식 수준을 높이는 시발점이 되는 것은 물론, 부수적으로 한인 사회의 단합과 자긍심을 고취하고 소수 민족의 위상을 높이는 좋은 방법이 될 것으로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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