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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교 칼럼

실루엣(Silhouette)

김윤규 2024-11-29 0

사진을 촬영하다 보면 실수로 인물의 모습은 윤곽으로만 보이고 뒷배경이 밝게 나오는 경우가 있습니다. 그런데 대부분 이러한 사진은 빛의 원리를 잘못 이해해서 나타나는 현상입니다. 대부분 사진을 촬영할 때에는 피사체가 되어지는 인물이 두드러지게 보이기 위해서 빛이 피사체를 앞면에서 비추는 순광(Front light)의 방식을 선호합니다. 그런데 빛의 원리를 잘못 이해해서 빛이 피사체의 뒷면에서 비추는 역광(Back light)의 상태에서 사진을 촬영하면 피사체보다 뒷배경이 밝게 나와서 결과적으로 사진 속 인물은 그림자처럼 검은색으로만 표현되는 경우가 있습니다.


사진을 좋아하는 저도 이러한 실수를 한 적이 많이 있습니다. 한번은 미국에서 유학을 하던 시절에 함께 섬기는 교회 목사님 가정들과 미시간 호수(Lake Michigan)에 방문한 적이 있었습니다. 여름의 미시간 호수는 해가 길어서 저녁 8시나 되어야 노을이 지는데 그 모습을 바라보면 너무나도 아름답습니다. 그래서 아이들과 함께 물놀이를 하다가 저녁이 되면 모래 사장에 함께 모여서 저녁 노을을 바라봅니다. 갈매기들이 날아다니는 해안가에는 끝도 보이지 않는 수평선 너머로 태양이 지면서 저녁 노을의 아름다움을 자아냅니다. 그리고 미시간 호수가에 하얀 구름이라도 떠 있으면 노을 빛에 반사가 된 구름은 붉은 빛을 띠면서 자연의 아름다움을 자랑합니다.


이러한 자연의 아름다운 노을을 바라보면서 한 장의 인생 사진을 남기고자 하는 마음은 누구에게나 있습니다. 그래서 옹기종기 모여 한 장의 사진을 촬영해서 보면 저녁 노을의 빛이 피사체인 인물의 뒷모습을 비추고 있는 역광의 상태에서 사진을 촬영하게 됩니다. 그래서 막상 촬영되어진 사진을 보면 인물의 모습은 어둡게 나오고 뒷배경인 저녁 노을은 밝게 나와서 아름다운 사진이라는 인상을 주지 못합니다.


그런데 생각을 바꾸어서 저녁 노을에 비추어진 인물의 앞모습을 촬영하기 보다, 저녁 노을을 바라보는 인물의 뒷모습을 촬영하면 역광으로 실루엣(Silhouette) 현상이 나타납니다. 그래서 노을을 바라보는 인물의 뒷모습은 빛을 받지 못해 그림자처럼 보이지만, 사진 속의 인물의 뒷모습은 저녁 노을과 함께 조화를 이루면서 아름다운 사진으로 기록됩니다.


이러한 모습을 우리들의 삶에 적용해 보면, 순례자의 길을 걸어가는 우리들은 빛을 받으면서 사람들에 의해 주인공으로 살아가기보다, 빛을 바라보면서 자신의 모습이 실루엣처럼 그림자로만 보여 질 때에 더욱 아름다울 때가 있습니다. 그리고 이렇게 자신의 삶이 모든 삶의 주인공이 아닌 그림자로 살아갈 때에 더욱 많은 선한 영향력을 끼치기도 합니다.


그러면 우리들은 어떻게 자신의 뒷모습이 아름다운 삶을 살아갈 수 있습니까?


이러한 삶은 빛으로 이 땅에 오신 예수 그리스도를 온전히 바라보면서 예수님을 따르는 삶입니다. 예수님을 따르는 삶은 자신을 드러내지 않고 복음으로 이 땅에서 오신 예수님이 그리스도라는 사실을 증거하는 삶입니다. 그러므로 우리가 예수님을 바라보는 삶은 예수님께서 흘리신 십자가의 보혈의 능력과, 하나님께서 예수님을 죽은 자들 가운데에서 다시 살리신 부활의 능력을 바라보는 삶입니다. 이러한 삶을 살아갈 때에 우리들은 자신이 주인공이 되어진 삶을 살아가는 것이 아니라 예수님께서 우리들의 삶의 주인공이 되셔서 예수님의 빛을 바라보면서 모든 사람들에게 그 빛을 나누어 주는 아름다운 삶을 살아갈 수 있습니다.


예수님께서 공생애를 시작하시면서 시몬 베드로와 그의 형제 안드레를 부르실 때에 그들은 자신들의 삶의 영역에서 주인공으로 살아가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예수님께서 베드로와 안드레를 “사람을 낚는 어부”(fishers of men)로 부르셨고(막 1:17), 그들은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의 사건과 부활의 사건에 주목하는 삶을 살아가게 되었습니다. 그 결과 베드로는 예수님께서 걸어가신 십자자의 길을 따라 복음을 증거하기 위해서 고난의 길을 스스로 선택하였고 예수님의 빛을 바라보면서 자신을 드러내기 보다 예수님의 그림자의 역할을 담당하여 복음을 위해서 순교하였습니다.


세상의 빛이 우리들의 삶을 비추고 있을 때에 우리들은 어떠한 선택을 하고 있습니까? 우리들은 세상의 빛을 받으며 살아가기 보다 빛으로 오신 예수 그리스도를 바라보면서 복음을 증거하는 삶을 살아가기를 소망합니다.


(히 12:2) 믿음의 주요 또 온전하게 하시는 이인 예수를 바라보자 그는 그 앞에 있는 기쁨을 위하여 십자가를 참으사 부끄러움을 개의치 아니하시더니 하나님 보좌 우편에 앉으셨느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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