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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론토 중앙일보
수진의 영화 이야기

싱글벙글 친구들

수진 2022-03-03 0

실험적이고 작가주의적인 작품들의 성지 어덜트 스윔에서 새로 방영을 시작한 '스마일링 프렌즈' 는 수년간 뉴그라운즈, 유튜브 등의 인터넷에 자작 애니메이션을 올려온 잭 하델과 마이클 쿠삭이 만들어낸 성인용 애니메이션이다. 


얼빠진 캐릭터 디자인에서 예상할 수 있듯이 코미디 부조리극을 추구하는 '스마일링 프렌즈' 는 유튜브 단편 애니메이션에 일관된 캐릭터와 세계관을 더한 듯한 신선한 느낌으로 승부한다.


뭐하는 회사인지, 유지는 어떻게 하는지, 수입이 나오긴 하는지도 모를 괴(怪) 기업 '스마일링 프렌즈' 는 웃음을 잃어버린 사람들에게 웃음을 되찾아 주는 일을 한다. 


과하게 긍정적인 핌과 의욕 없고 시니컬한 찰리는 일이 들어올 때 마다 클라이언트를 직접 찾아 가 웃음을 선사해 줘야 하지만, 세상일 원하는 대로 흘러가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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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 의욕을 잃어버린 아저씨, 슬픔에 빠진 공주님, 한물간 티비 스타 등 다양한 고객들을 행복하게 해 주기 위해 핌과 찰리는 빈민촌을 헤집고 마법의 숲 속을 탐험하며 심지어 지옥에 떨어지기까지 한다.


스마일링 프렌즈의 또 다른 특징은 바로 특이한 스타일이다. 단순하고 괴상한 캐릭터 디자인에 뚝뚝 끊기는 프레임, 그리고 발작하는 듯한 움직임은 유튜브 단편 코미디 영상에서 볼 수 있는 날것의 느낌을 그대로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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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와는 반대로 스마일링 프렌즈의 배경은 디테일하고 색감 화려하며 정성 들어간 작화로 그려진다.  


개성 넘치는 사이드 캐릭터들 역시 이목을 끈다. 1977년의 '호빗' 애니메이션에서 그대로 튀어나온듯한 위 캐릭터를 보라. 심지어 자기 혼자 안정적인 작화에 부드러운 프레임으로 움직인다. 


사실 이 캐릭터 뿐만 아니라 대부분의 인물들은 초당 4프레임이 아니면 60프레임의 속도로 움직일 정도로 일관성이 없다. 


어떤 캐릭터는 로토스코핑을 통해 불쾌하게 자연스러운 움직임을 선보이는가 하면 어떤 캐릭터는 별 이유도 없이 3D로 렌더링 되기도 하고 심지어는 분장한 실사 인물이나 스톱모션으로 제작된 캐릭터도 등장한다. 


스마일링 프렌즈가 참신하게 느껴지는 점은 비단 정성이 들어간 작화뿐만이 아니다. 


팝 문화나 연예인 등의 레퍼런스로 점철된 심슨, 패밀리 가이 등 작금의 성인 애니메이션과 비교했을때, 스마일링 프렌즈는 더욱 작품 내 인물간의 상호작용과 행동, 그리고 상황을 이용한 코미디에 집중한다. 


부조리한 상황을 이용한 코미디인 것은 같지만 스마일링 프렌즈의 주인공들에게 더 애착이 가는 것은 그 때문일 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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