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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론토 중앙일보
종교 칼럼

연애편지

정재천 2021-02-03 0

연애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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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창시절 연애 편지를 대필해주는 친구가 있었습니다. 자신이 쓴 편지를 의뢰인(?)에게 넘겨주기 전에 친구들 앞에서 자랑하듯 편지를 큰 소리로 읽어주곤 했습니다. 한 문장을 읽을 때마다 “캬~좋다!” “정말 명작이다” 등의 추임새를 넣은 감탄사를 연발하곤 했습니다. 삼삼오오 모인 친구들은 마치 자신의 이야기를 듣는 것처럼 얼굴이 붉어지기도 하고 배꼽을 잡고 웃기도 했습니다. 


유다서는 야고보서와 함께 신약에 존재하는 유일한 주님의 이부 형제가 기록한 편지입니다. 제자들이 주님과 함께 3년 정도의 공생애를 함께 살았다면 유다는 예수님과 한 집에서 나고 자란 주님의 형제입니다. 


비록 스물 다섯절 밖에 되지 않는 짧은 편지지만 다른 어떠한 신약 성경에서도 볼 수 없는 놀라운 간증들이 담겨있는 것을 본다면 그가 주님과 한 집에서 자라면서 듣고 기억했을 법한 추억이 담긴 이야기들임을 알 수 있습니다.


인간 창조 이전의 천사들의 타락에 대해 유다가 아니라면 우리는 알길이 없습니다 (6절). 소돔과 고모라 현장에 대한 생생한 증언 (7절), 모세가 정말 죽은 것인지 아니면 표현만 그렇게 된 것인지도 오직 유다의 기록 (9절)을 통해서만 알 수 있습니다. 심지어 모두가 궁금해 할 만한 에녹의 예언도 유다 외에 다른 곳에서는 언급 조차 되지 않습니다.


하지만 이렇게 귀하고 놀라운 유다서가 쓰여지게 된 절박한 동기가 있습니다. 유다는 애초에 “믿음의 도”에 대해서 성도들에게 편지를 쓰려고 했습니다 (3절). 그런데 그가 갑자기 마음을 바꿨습니다. 그것은 4절에서 이유를 밝히는 것처럼 거짓교사들이 교회에 들어온 것을 알게 되었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신앙 생활을 하면서 믿음의 도를 지키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잘 압니다. 하지만 그 믿음의 도를 인도하는 사람이 바로 믿음의 스승입니다. 만약 거짓 교사가 스승의 탈을 쓰고 교회에 들어와 믿음에 대해 가르치고 있다면 얼마나 위험한 일들이 벌어질까요?


어쩌면 여러분은 거짓 교사를 알아볼 수 있다고 게 자신할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4절에서 유다가 경고하는 것처럼 “가만히” 들어온 그들을 구분해 내는 것은 쉽지 않습니다. 자신할 수록 더 쉽게 빠지고 속게 되는 것이 인간의 감정입니다. 비록 얼굴이 붉어지고 배꼽을 잡을만한 내용이 담겨있는 편지는 아니지만 유다서는 어쩌면 지금과 같은 시기에 유다의 절박한 마음이 담겨있는 놀라운 사랑의 편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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