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이 김치
한달 반이란 긴 한국 여행을 마치고 돌아왔다. 나이가 한살 한살 많아질수록 비례적으로 점점 시차를 맞추는 일이 힘들어진다. 나를 봐도 그렇고 이번에 엄마를 봐도 그렇고 세월 앞에 장사 없다는 옛날 성현 들 말씀에 정말 한치 오차가 없구나 싶다. 오래 부재중이던 집은 군데 군데 잡초도 무성했고 화분의 화초는 많이 말라 있었으며 텃밭은 혼자만 욕심껏 자란 컴프리가 공간을 차지하는 바람에 주변에 자라야 할 다른 채소들이 피해를 보고 있어 혼자 집 지킨 아들랭이의 무심함을 여실히 증명하고 있었다. 늘 텃밭의 채소들은 스프링쿨러가 키웠다고 생각했는데 아마 나도 한 몫 했었던 모양이다.
매년 여름 이가 안 좋은 엄마를 위해 아직 잎이 작고 연한 맨 위쪽 깻잎을 따 모아 깻잎찜을 만들어 보내 드리곤 하는데 한국에서 돌아오기가 무섭게 텃밭을 훑었지만 내 텃밭 만으론 양이 터무니 없다. 마침 친구 권사님이 깻잎과 부추를 따 가라며 연락을 하셨기에 복숭아라도 사 갈까 싶어 가는 길에 농산물 나라에 들렀다. 마침 피클 오이가 나와 있길래 오이지를 담그려고 별 생각도 없이 한 상자를 사 싣고 권사님 댁에선 깻잎을 또 욕심껏 따 들였다. 그것도 노동이라고 피곤해진 탓에 오이 한 상자는 지나치게 방대해 보여 근심이 되었다. 마침 따 온 무농약 부추가 있다는 이유를 들어 어처구니없게도 피클 오이로 오이 김치를 담근다. 그리고 근심도 덜고 냉장고도 채웠다며 오늘 하루는 제법 보람찼다고 나에게 이야기 해 주었다.
재료
약 13,4cm 피클 오이 약 45개, 양파 1개, 부추 80g, 절임 소금 1T, 물엿 1/4컵,
[김치 양념] 고추가루 1/3컵, 다진 마늘 3T,생강청 1t, 멸치 액젓 3T, 새우젓 1T, 과일 청 1T.
이렇게 만들게요~
더맛있는 제안!!!
실온에 하루 정도 살짝 익혀 두었다가 냉장 보관해요.
오이가 두꺼울 때는 씨 부분을 잘라내고 사용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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